통풍 앓는 38세男, 약 끊은 뒤 눈가에 ‘노란 혹’...콩팥·혈관 적신호, 왜?

김영섭 2026. 4. 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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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산 수치, 정상 상한선의 1.7배(727μmol/L)로 ‘중증’ 상태…4년간 멋대로 치료 중단해 초래한 온몸 위험
통풍 환자가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통풍의 통증은 요산 결정이 쌓이기 쉬운 관절 부위에 주로 나타난다. 특히 심장에서 멀고 온도가 낮은 말단 관절에 먼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엄지발가락에 통증이 가장 많이 나타나며 하체 관절(발등, 발목, 무릎), 상체 관절(손가락, 손목, 팔꿈치)도 요산의 공격을 많이 받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통풍을 앓는 30대 남성이 큰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중단한 뒤, 1년에 걸쳐 눈 주변에 작고 노란 혹(결절)이 잇따라 생기자 병원을 찾았다. 병원 검사 결과 이 환자의 혈중 요산 수치는 정상 범위 상한선의 1.7배, 통풍 환자 관리 목표치의 약 2배로 치솟아 있었다.

말레이시아 샤알람 병원 및 국립대 공동 연구팀은 오른쪽 눈 안쪽(내안각)에 5mm 크기의 노란 혹이 생긴 38세 남성의 통풍 사례를 최근 분석했다. 이 환자는 9년 전 통풍 진단을 받았지만 통증이 계속되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어렵다는 이유로 4년 전부터 치료를 내팽개친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는 통증이 심할 때만 소염진통제를 구해 임시방편으로 대처해왔으며, 그 사이 혈청 요산 수치는 정상 범위(200~420μmol/L)를 훨씬 초과한 727μmol/L까지 상승했다.

연구팀은 눈가에 생기는 통풍 결절 사례는 희귀하지만 일단 발생했다면 전신 장기가 요산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말했다. 고요산혈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진행성 관절 파괴, 콩팥 기능 저하, 심혈관병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다행히 이 환자는 눈의 혹을 수술로 제거한 뒤 류마티스 내과와의 협진으로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는 치료를 재개했다. 이후 요산 수치가 낮아지고 급성 통풍 발작 횟수도 연간 20회 이상에서 3회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적 조사 결과 확인됐다. 연구팀은 눈가에 생긴 통증 없는 혹이 단순 다래끼나 지방종처럼 보여도 통풍 병력이 있다면 반드시 요산 수치를 측정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Medial Canthal Gouty Tophus: A Report of a Rare Case)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눈 주변 혹 네 가지, 잘 구별해야…통풍 결절, 콩다래끼 속다래끼 지방종과 달라

눈 주변에 생기는 작은 혹에는 통풍 결절, 콩다래끼(산립종), 속다래끼(맥립종), 지방종 등이 있다. 통풍 결절은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 나타나며 통증이 없지만 전신 장기가 위험하다는 신호다. 콩다래끼는 기름샘이 막혀 생기는 것으로, 초기에는 염증 반응으로 아프지만 좀 지나면 통증 없이 단단한 알갱이만 남는다. 속다래끼는 세균 감염으로 생기고 강한 염증 반응으로 통증이 매우 심하다. 지방종은 양성 종양의 일종으로 피부 아래에 생기며 고무공처럼 말랑말랑하다. 통증이 없고 이리저리 잘 움직이며 건강에 해롭지는 않으나 미관상 좋지 않다.

한국 통풍 환자 50만명 넘어…4년새 17% 늘어

한국의 통풍 환자 수는 2018년 약 43만 명에서 2022년 약 50만 8,000명으로 4년 사이 17% 이상 증가했다. 특히 남성이 전체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남성 호르몬이 콩팥의 요산 배출을 억제하는 반면 여성 호르몬은 배출을 돕기 때문이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고단백 식단과 액상과당 섭취가 늘면서 20~30대 발병률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통풍에 걸리기 쉬운 유형은 술을 즐기거나 비만인 성인 남성, 고혈압이나 콩팥병 등 지병(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등이다. 폐경 이후 여성도 요산 배출을 돕는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면서 통풍 위험이 높아진다. 지나친 음주는 요산의 합성을 촉진하고 배출을 막으며, 특히 맥주 원료인 보리에는 요산을 만드는 전구물질인 퓨린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남성 통풍 환자에겐 소주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다.

통풍 환자는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멀리해야 한다. 소나 돼지의 내장류와 고등어, 꽁치 등 등푸른생선, 조개류와 새우 등은 퓨린이 매우 많다. 특히 액상과당은 요산 수치를 급격히 올리므로 피해야 하며, 육류보다는 채소와 저지방 유제품 중심의 식단이 권장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매일 2리터 이상의 수분을 섭취해 요산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심장, 콩팥, 간이 나쁜 사람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 수분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환자(항이뇨호르몬 부적절 분비 증후군 환자) 등은 갑작스러운 수분 섭취량 증가가 장기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

급격한 체중 감량은 오히려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통증이 없는 무증상 기간에도 혈청 요산 수치를 관리 목표치(6.0mg/dL)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처방된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눈에 생긴 혹이 통풍 결절인지 다른 것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A1. 통풍 결절은 속다래끼와 달리 초기 통증이 거의 없고 지방종보다 훨씬 더 단단한 돌 같은 느낌을 줍니다. 특히 노란색이나 하얀색 알갱이가 보인다면 요산 찌꺼기가 쌓인 것으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수술 후 조직 검사로 요산염 결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Q2. 통풍 환자가 이렇다 할 증상이 없는데도 요산 수치를 낮추는 약을 꼭 먹어야 하나요?

A2. 통풍은 발작이 없을 때도 몸속에서 요산 결정이 계속 쌓이게 하는 '침묵의 병'에 속합니다. 통증이 좀 덜하다고 방치하면 요산이 혈관과 콩팥을 공격해 만성 신부전이나 심혈관병을 일으킵니다. 꾸준히 치료받고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 요산 수치를 6.0mg/dL(약 360μmol/L) 이하로 관리해야 합니다.

Q3. 눈가에 생긴 통풍 결절은 약을 먹으면 사라지나요?

A3. 요산 저하제를 꾸준히 복용해 요산 농도를 낮게 유지하면 쌓였던 요산 결정이 서서히 녹아 크기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례처럼 크기가 크거나 미관상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수술로 먼저 결절을 제거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해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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