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재개발 착공 앞두고 기대감과 우려 ‘공존’

이강산 기자 2026. 4. 2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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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장엔 굴착기도 멈춰서…인근선 착공 지연 우려
SH “예정대로 상반기 내 착공 신고”…시장 기대감은 여전

(시사저널=이강산 기자)

4월23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재개발 현장 인근에 기공식 축하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시사저널 이강산

"주민들 기대가 크죠. 30년 넘게 기다린 분들도 있으니까요."

23일 오후 찾은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 현장. 철제 펜스로 둘러싸여 출입이 제한된 백사마을 공사 현장은 철거 작업이 완료돼 사막과 같이 흙으로 가득했는데, 평일 낮이었음에도 공사 현장 내부에는 어떤 작업 인원도 없이 조용했고 굴착기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이를 두고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후속 공정이 준비되지 않아 대기 중인 상황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A씨는 "철거 완료 후 시간이 꽤 흘렀다"며 "올해 11월에 착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측은 당초 예정된 대로 올해 상반기 내 착공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SH 측은 "착공이 지연되고 있지 않다"며 "지난달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를 마쳤고, 서울시 구조안전 심의완료와 굴토 심의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내 착공 신고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우려와는 별개로 주민들과 인근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했다. A씨는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아 철거 전까지도 연탄을 쓰던 곳이 3000세대가 넘는 신축 대단지가 되는 것"이라며 "30년 이상 기다린 주민들도 많아 기대는 당연히 높다"며 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B씨는 재개발로 인한 부동산 시장 변화에 대해 "지금 당장 수요나 시세 등에 변화가 있지는 않다"면서도 "대단지이고, 이 인근에 신축 아파트가 거의 없어 주변 거주민들을 포함해 수요가 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된 단지를 포함해 주변 시세도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린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은 본격적인 공사 단계에 들어가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1967년 철거민들의 강제 이주로 형성된 백사마을은 1971년 개발제한구역 지정 이후 반세기 가까이 낙후된 환경에 방치되다 2008년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이듬해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으로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2011년 서울시가 마을의 역사성을 지키기 위해 골목길과 지형 일부를 보존하는 '주거지 보존 방식'을 도입하며 난관에 부딪혔다. 전면 개발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어나면서 시행사 변경 등을 겪은 끝에 2017년 SH가 시행사를 맡으며 사업이 다시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말 이주 및 철거 과정에서 단지 내 길고양이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동물 보호 단체 등이 제기한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으나 지난 1월 법원이 해당 가처분 신청을 기각해 법적 리스크가 해소됐다. 지난해 12월 기공식을 연 백사마을은 오는 2029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정부가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으로 노원구 태릉CC를 대규모 주택단지 조성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백사마을 재개발에 관한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태릉CC가 유네스코(UNESCO) 선정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인 태릉과 강릉으로 인해 세계문화유산평가 영향권에 포함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간 논쟁이 벌어졌는데, 백사마을 재개발 구역 역시 같은 영향권 안에 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세계유산 인근에서 대규모 건물 공사나 소음·진동·대기오염 등이 문화유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경우, 국가유산청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법적으로 구체화된 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관련 우려가 확대됐다.

다만 이미 당국 인허가가 완료된 백사마을에 해당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 측은 "개발 공사가 세계유산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판단될 경우 유산평가를 받도록 요청할 수는 있다"면서도 "이미 인허가가 이뤄진 건에 대해 소급해서 적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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