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성장 촉진하는 '좀비 세포' 약점 찾았다…새 암 치료 전략 제시

암 조직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좀비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약물 후보 3종을 발굴하고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종양 크기가 줄고 생존율이 높아졌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MRC 의학연구소(LMS) 공동 연구팀은 '좀비 세포'의 약점을 공략해 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2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세포생물학‘에 발표했다.
좀비 세포는 사멸 시기가 지났지만 세포분열 없이 조직에 남아 있는 노화 세포다. 암은 통제되지 않는 세포 분열로 발생하기 때문에 분열하지 않는 좀비 세포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위험하지 않은 존재로 여겨졌다.
항암 화학요법은 빠른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종양 내 좀비 세포 비율을 높인다. 그러나 좀비 세포가 종양 크기를 키우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학계는 주목하지 않았다.
이후 암 진행과 관련된 좀비 세포의 역할이 속속 드러났다. 좀비 세포가 염증 물질을 분비해 주변 세포를 자극하고 암 성장과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화합물 약 1만 개를 선별해 좀비 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세놀리틱' 물질 후보를 탐색했다. 그 결과 유력 물질 4개를 발굴했고 3개가 'GPX4' 단백질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포 안에 철과 활성산소가 축적되면 '페롭토시스'라는 사멸 반응이 일어난다. GPX4는 이 과정을 억제해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좀비 세포는 철·활성산소 농도가 높아 페롭토시스에 취약하지만 GPX4를 과다 생성해 사멸을 회피한다. GPX4 억제 약물은 좀비 세포의 방어 기작을 무너뜨려 사멸로 이끌 수 있다.
연구팀이 GPX4 억제 약물 세 종류를 흑색종·전립선암·난소암 모델 생쥐에 주입한 결과 좀비 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돼 종양 크기가 줄고 생존율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GPX4 발현이 높은 환자를 선별해 기존 항암 치료와 병행하면 맞춤형 치료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저스 길 LMS 노화세포연구단장은 "다음 단계는 이 약물이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어떤 암 유형이나 환자에게 효과가 큰지 규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안토니에타 디암브로시오 LMS 박사후연구원은 "좀비 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접근이 새로운 암 치료 기회를 열었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doi.org/10.1038/s41556-026-01921-z
[조가현 기자,문혜원 인턴기자 gahyun@donga.com,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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