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하나당 3억 받은 폰세 “이미 지옥 겪어봤다” 자신만만… 류현진 기적 만들어진 그곳에 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3년 총액 3000만 달러(약 148억 원)에 계약하고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한 코디 폰세(32·토론토)는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악몽과 같은 일을 겪었다. 메이저리그 복귀전에서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고, 벼르고 별렀던 2026년 시즌이 그대로 끝났다.
지난해 KBO리그 최고 투수이자, KBO리그 외국인 투수 역사상 첫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에 오른 폰세는 시즌 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영입 경쟁 끝에 가장 좋은 조건을 제안한 토론토의 손을 잡았다. 월드시리즈 우승 재도전에 나서기 위해 선발진 보강이 필요했던 토론토가 과감한 베팅을 했다.
폰세는 시범경기에서 절정의 활약을 선보이며 개막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굳혔고, 3월 31일 홈구장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경기에서 감격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2회까지 강력한 구위를 선보이며 토론토의 선택이 틀리지 않음을 입증하던 차였다. 하지만 3회 투수 앞 땅볼을 수비하던 도중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했고, 후속 동작을 이어 가다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 인대가 손상됐다.
폰세는 15일 부상자 명단, 60일 부상자 명단에 차례로 올랐고 끝내 수술이 결정되면서 최근 무릎 수술을 마쳤다. 6개월 이상의 지루한 재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연내 복귀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1%의 가능성은 있다”고 했지만, 그만큼 올해 복귀가 쉽지 않다는 것을 돌려 말한 쪽에 가깝다.

폰세의 올해 연봉은 1000만 달러로, 47개의 공만 던지고 시즌아웃됐으니 본의 아니게 공 하나당 3억1000만 원을 받고 이탈한 셈이 됐다. 폰세도 그런 상황이 야속하고, 또 구단에 미안하다. 그럴수록 더 완벽하게 재활을 해 내년 정상적인 모습으로 복귀한다는 각오다. 한편으로는 자주 토론토에 들어 더그아웃 치어리더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팀을 위해 뭐든지 한다는 생각이다.
폰세는 이 상황을 철학적으로 받아 넘기고 있다. 폰세는 수술을 마친 뒤 최근 캐나다 스포츠 네트워크 ‘스포츠넷’과 가진 인터뷰에서 “처음 한두 시간 만에 ‘좋아, 이미 벌어진 일이야, 그냥 앞으로 보고 나아가는 게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인대가 끊어진 것은 끊어진 것이고, 끝난 일이다. 그다음은 보완이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팀의 일원이 되어 동료들을 응원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할 수 있는 한 건강해져서 복귀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적응, 보완, 극복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 폰세는 “이 상황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누군가 내게 중국의 노인과 말에 대한 우화(새옹지마를 의미)를 보내줬다. 말이 도망간 것이 불운인지, 행운인지는 끝까지 가봐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어쩌면 이 일이 일어나야 했던 일인지도 모른다. 올해는 내가 팀에 가장 큰 치어리더가 되어야 하는 시기일 수도 있다”고 어떤 방식으로든 구단에 도움이 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폰세는 지금 시련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했다. 폰세는 “나는 이미 지옥을 경험했다”면서 2017년 뇌암으로 어머니를 떠나보낸 일을 떠올리며 “이번 일은 내게 지옥이 아니라 그저 불길 속을 걷는 산책 정도다. 정신적으로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계속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고, 동시에 배울 점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폰세는 비행기를 자주 탈 수 없는 상태다. 무릎이 붓기 때문이다. 폰세는 향후 구단 훈련 시설이 있는 미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머물 예정이다. 류현진이 팔꿈치 수술 재활을 했던 바로 그곳이다. 다만 토론토의 홈 경기가 있을 때는 주기적으로 로저스센터를 방문해 동료들과 함께 하며 팀을 응원할 계획이다. 류현진도 재활을 하다 간혹 토론토로 와 기분 전환을 하곤 했다.
류현진도 팔꿈치 수술 재활을 이곳에서 성공적으로 마쳤고, 현재도 건강하게 현역으로 뛰고 있다. 평소 류현진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주는 폰세 또한 그 다음 신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팬들 사이에서도 이런 폰세의 긍정적인 마인드는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팬사이디드’의 토론토 전문 매체인 ‘제이스 저널’은 24일 “토론토가 폰세와 계약을 했을 때 600만 달러짜리 치어리더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겠지만, 부상자 명단(IL)에 막대한 연봉이 묶여 있는 팀으로서는 아예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면서 “이토록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처참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블루제이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이 바로 이런 모습이기 때문이다. 개막전 이후 팀 내에서 낙관적인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만큼, 그의 ‘고액 연봉 치어리딩’은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가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이 매체는 2027년 폰세가 중요한 몫을 할 것이라 기대하기도 했다. ‘제이스 저널’은 “미래에 대해 폰세는 2027년 복귀를 준비하며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스카우팅 업무를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실전 무대에서 6년의 공백을 갖는 것은 위협적인 일이지만, 다음 시즌 종료 후 케빈 가우스먼, 맥스 슈어저, 셰인 비버, 패트릭 코빈, 에릭 라우어 등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한 팀 로스터에서 그의 존재는 매우 귀중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토론토는 시즌 뒤 대다수 선발 투수들이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날 수 있다. 폰세가 내년에는 자기 몫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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