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 만들던 日 도시, AI 전초기지로 진화

정영효 2026. 4. 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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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남부에 자리한 인구 80만 명의 도시 사카이시는 '일본 사업 재편 역사의 현장'으로 불린다.

일본의 주력 산업이 바뀔 때마다 화승총 제조의 핵심 거점에서 철강 도시,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중심지를 거쳐 정보기술(IT) 배후지로 변신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일본 디스플레이산업의 몰락을 상징하던 사카이시가 최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산업도시로 되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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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이시, 日 사업재편 축소판

오사카 남부에 자리한 인구 80만 명의 도시 사카이시는 ‘일본 사업 재편 역사의 현장’으로 불린다. 일본의 주력 산업이 바뀔 때마다 화승총 제조의 핵심 거점에서 철강 도시,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중심지를 거쳐 정보기술(IT) 배후지로 변신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16세기 중반 일본에 화승총이 전해진 이후 사카이는 화승총 생산 기지로 떠올랐다. 금속 가공과 도검 제작 등 장인 기술 기반이 축적돼 조총을 빠르게 대량 생산할 수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정부가 사카이 연안 지역을 매립해 공업 용지로 조성하면서 사카이시는 일본 굴지의 철강 도시가 됐다. 1961년 야하타제철(현 일본제철)이 제철소 가동을 시작해 고도 성장기 일본의 철강 공급을 담당했다. 하지만 1985년 플라자합의로 엔화 가치가 폭등하자 이 지역 철강산업은 가격 경쟁력을 잃고 1990년 운영을 중단했다.

2007년 샤프가 이 지역의 토지 소유권을 사들이면서 사카이는 LCD 생산 중심지로 다시 한번 변신했다. ‘액정의 샤프’로 불릴 정도로 LCD 시장 강자이던 이 회사는 2009년 총 1조엔을 투자해 TV용 패널을 생산하는 사카이공장을 가동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삼성전자 LG전자와의 경쟁에서 완패하며 사카이공장은 샤프 몰락의 단초가 됐다. 2016년 대만 폭스콘에 매각된 샤프는 2022년 2608억엔의 적자를 내자 2024년 사카이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 디스플레이산업의 몰락을 상징하던 사카이시가 최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산업도시로 되살아나고 있다. 2024년 12월 소프트뱅크그룹이 샤프의 공장 부지와 설비를 1000억엔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올해 소프트뱅크는 전체 부지의 20%에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나머지 부지에는 제조업과 제약 관련 연구개발(R&D) 기업을 유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소프트뱅크의 구상이 완성되면 사카이시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을 결합한 차세대형 산업단지가 된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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