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학과 재편 ‘기준 공백’ 우려 [따로 가는 공주대·충남대 통합]
전문가 “초기 설계 실패 땐 통합 효과 반감”

[충청투데이 김의서 기자] 충남대학교와 공주대학교 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원화 캠퍼스 체제의 실효성과 운영 방향을 두고 구조적 과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통합을 넘어 실제 학과 재편과 기능 배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향후 통합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양 대학은 현재 유사·중복 학과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며 23개 학과를 대상으로 통합·유지·공동운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일 전공을 특정 캠퍼스로 집중할지, 양 캠퍼스에 유지하면서 기능을 분리할지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를 판단할 명확한 기준은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대학 통합은 단순한 조직 결합을 넘어 학사 운영과 재정, 인력 배치가 동시에 맞물리는 구조인 만큼 초기 설계 단계의 중요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학과 재편과 캠퍼스 기능 설정이 뒤늦게 이뤄질 경우 학생과 교직원 모두에게 혼선이 발생할 수 있고, 행정 효율성 역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원화 캠퍼스 체제가 오히려 학과 재편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충청권 한 대학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구조조정 차원에서 통합 논의가 출발한 측면도 있다"면서도 "이원화 체제로 갈 경우 유사 학과 통합 같은 부분은 오히려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충청권 대학 교수는 "이원화 캠퍼스 자체가 통합 취지와 부합하는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한 구조인지에 대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호택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이원화 캠퍼스를 운영하려면 각 캠퍼스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배치 기준이 불분명할 경우 행정 효율성과 선택과 집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통합 취지 역시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을 단순히 건물이나 시설 확충에 투입하기보다 기존 재학생의 학습 여건과 복지 개선에 우선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현실적인 통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 대학은 학과 재편 기준과 캠퍼스 역할 분담 등 핵심 사안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원화 캠퍼스 체제의 성패는 '기준 설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충청권의 한 대학 교수는 "학과 배치와 캠퍼스 역할을 어떤 기준으로 나누느냐에 따라 통합 효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초기 단계에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지 않으면 이후 운영 과정에서 혼선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의서 기자 euieu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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