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인사이트] 담합 기업에 임원 해임 명령한다는 공정위… 영국·호주 사례 봤더니

세종=전병수 기자 2026. 4. 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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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으로 적발된 기업에 대해 임원 해임 등을 명령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공정위는 영국과 호주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영국과 호주는 각각 이사자격제한법, 경쟁소비자법에 따라 법원이 담합을 저지른 기업에 대해 임원 자격 박탈을 명령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법원이 담합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임원에게 해임을 명령한 사례도 있었다.

◇ 英 법원, ‘담합’ 건설사 임원 해임 명령... 불복도 기각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영국 공정위 격인 경쟁시장청(CMA·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은 2023년 10개 건설사가 연루된 입찰 담합 사건에서 임원 4명이 담합에 관여했다며 법원에 임원 해임 명령을 요청했다. 영국 법원은 이들이 담합에 관여한 증거가 인정된다고 보고 해임 명령을 내렸다.

당시 임원 해임 처분을 받은 건설사 브라운 앤드 매이슨의 니콜라스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계속 운영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예외 신청을 했으나, 2024년 2월 영국 고등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호주는 경쟁소비자법에서 법원이 담합을 저지른 사람에게 기업 경영 관여를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4년 호주 법원은 서비스 가격 담합 혐의를 받는 시드니 지역의 폐기물 처리 업체 빙고 인더스트리와 오지 스킵스 최고경영자(CEO)에게 5년간 기업 경영 및 이사직 수행을 금지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영국과 호주 등은 담합을 중범죄로 취급해 법원 판결이 엄격한 편”이라며 “사업자 측에서 (과도한 경영 간섭 등) 여러 우려를 제기할 수 있지만, 담합이라는 중범죄를 근절하는 것이 정책 목표이기 때문에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을 최우선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 공정위, 사업 매각 등 구조적 조치도 검토... EU는 지분 정리 명령

한편, 공정위는 담합 기업에 대해 구조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구조적 조치는 사업 매각 지시 등 기업의 재산권이나 조직 구조에 직접 제재를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정위는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경쟁법 위반 기업에 대해 구조적 조치의 일환으로 문제가 된 사업부 매각을 명령하는 사례가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작년 모바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에 대해 계열사인 스페인 배달 서비스 기업 글로보와 영업 비밀을 공유한 혐의로 글로보 지분 매각 명령을 했다. 이에 DH가 지분 매각 명령에 대한 불복 소송을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제기한 상태다. DH는 “지분 소유는 정당한 투자 행위인데 이를 매각하라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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