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국립중앙박물관 ‘괘불 전’…깨달음으로 이끄는 부처

부처와 보살, 제자들의 얼굴에는 전통 채색 기법인 ‘바림’을 활용해 분홍빛 홍조를 더했다. 부처 얼굴의 경우 붉은색 안료로 먼저 바림을 한 뒤, 황색 바탕의 피부색을 균일하게 칠하여 양감을 표현했다. 이처럼 바림은 입체감을 느끼게 하는 효과를 주고 있어 마치 살아 있는 부처를 마주한 듯한 생동감을 구현했다.

화면 하단의 ‘화기畫記’에는 괘불 조성 과정과 참여 인물, 후원 양상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으며 총 166명이 불사에 동참했다. 화기에 의하면 불사 참여자는 신분의 높고 낮음, 남성과 여성, 일반 신도와 승려를 아우르는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당시 불교 신앙의 폭넓은 사회적 기반을 잘 보여준다.
여성 후원자인 ‘명월사당 묘정’의 존재도 눈길을 끈다. 묘정은 먼 거리에 위치한 안동 봉정사 불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묘정의 불사 후원은 경상북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활약하는 화승 도문 일행의 활동과도 맞물려 있다. 봉정사 괘불은 특정 화승 집단과 이들을 후원하는 시주 계층의 유기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300여 년 전, 봉정사 대웅전 앞마당에 괘불이 걸렸을 때, 영산회상 장면을 직접 마주한 사람들은 눈앞에 나타난 부처를 바라보며 깨달음에 이르기를 염원하였다. 전시는 봉정사 괘불을 감상하며 부처의 가르침을 함께 나누며 공감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27호(26.04.2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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