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국립중앙박물관 ‘괘불 전’…깨달음으로 이끄는 부처

2026. 4. 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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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2026년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여 경상북도 안동시 ‘봉정사鳳停寺’ 소장 보물 ‘안동 봉정사 영산회 괘불도’를 전시한다. 이 괘불전은 사찰에 소장된 괘불의 역사·문화·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2006년부터 이어져 온 전시로 올해로 20회째이다.
안동 봉정사 괘불의 석가모니 부처 부분Ⓒ성보문화유산연구원
‘괘불’은 부처님 오신 날과 같은 특별한 날, 야외 의식에서 거는 대형 불화로 평소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봉정사 괘불은 1710년 조선 숙종 때 제작되었으며 높이 821.6cm, 폭 620.1cm에 달하는 대작이다. 비단 16폭을 옆으로 이어 만든 화폭에는 석가모니 부처가 인도 영취산에서 가장 뛰어난 가르침을 펼친 ‘영산회상靈山會上’ 장면이 담겨 있다. 커다란 화면에는 부처를 중심으로 여덟 보살과 열 명의 제자를 좌우 대칭으로 비중 있게 구성하여 영산회상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한다.

부처와 보살, 제자들의 얼굴에는 전통 채색 기법인 ‘바림’을 활용해 분홍빛 홍조를 더했다. 부처 얼굴의 경우 붉은색 안료로 먼저 바림을 한 뒤, 황색 바탕의 피부색을 균일하게 칠하여 양감을 표현했다. 이처럼 바림은 입체감을 느끼게 하는 효과를 주고 있어 마치 살아 있는 부처를 마주한 듯한 생동감을 구현했다.

안동 봉정사 괘불의 문수보살(오른쪽에서 두 번째), 보현보살(왼쪽에서 두 번 째) 부분Ⓒ성보문화유산연구원
괘불 제작에는 도문, 설잠, 승순, 계순, 해영, 종열, 성은 등 7명의 화승이 참여했다. 특히 도문을 비롯한 일부는 의성 고운사 ‘아미타회상도’(1701), 보물 제1644호인 예천 용문사 ‘천불도’와 ‘팔상도’(1709) 제작에도 참여했다. 봉정사 괘불은 현재까지 확인된 도문의 마지막 불화 작품으로, 그의 화풍과 예술적 역량이 집약된 대표작이다.

화면 하단의 ‘화기畫記’에는 괘불 조성 과정과 참여 인물, 후원 양상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으며 총 166명이 불사에 동참했다. 화기에 의하면 불사 참여자는 신분의 높고 낮음, 남성과 여성, 일반 신도와 승려를 아우르는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당시 불교 신앙의 폭넓은 사회적 기반을 잘 보여준다.

여성 후원자인 ‘명월사당 묘정’의 존재도 눈길을 끈다. 묘정은 먼 거리에 위치한 안동 봉정사 불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묘정의 불사 후원은 경상북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활약하는 화승 도문 일행의 활동과도 맞물려 있다. 봉정사 괘불은 특정 화승 집단과 이들을 후원하는 시주 계층의 유기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300여 년 전, 봉정사 대웅전 앞마당에 괘불이 걸렸을 때, 영산회상 장면을 직접 마주한 사람들은 눈앞에 나타난 부처를 바라보며 깨달음에 이르기를 염원하였다. 전시는 봉정사 괘불을 감상하며 부처의 가르침을 함께 나누며 공감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안동 봉정사 대웅전 앞 괘불 지주(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Info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서화관 기간: ~2026년 6월 21일 시간: 월, 화, 목, 금, 일요일 9:30~17:30 / 수, 토요일 9:30~21:00

[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27호(26.04.2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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