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노조, 파업 첫 날 이재용 회장 자택 앞서 집회 연다
5월 21일 오후 1시 한남동서 기자회견
노조 “ 회장님 대화 촉구했지만 응답 없어”
쟁의와 무관한 사적 공간까지 투쟁 활용 지적
정당한 노동권 행사 범위 벗어났다는 비판도

[헤럴드경제=박지영·김도윤 기자]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이 다음달 21일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은 노조가 총파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날짜다. 노조는 “파행적 노사관계에는 이재용 회장 책임도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24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집회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총파업을 실시하는 5월 21일 오후 1시께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집회 신고인원은 약 50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회장님과 대화를 촉구했지만, 아직 응답이 없다”며 “노사관계가 파행적인 국면으로 가고 있는데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한다”며 집회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쟁의의 목적과 무관한 개인의 사적 공간까지 투쟁의 무대로 활용하는 것으로 정당한 노동권 행사의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월권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노조 입장에서는 파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일 수 있지만,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의 대외신인도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고 해외 기업 노조들과 비교해서도 행사하려는 권리가 적정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1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했다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했지만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며 “파행적 노사관계의 책임이 분명히 있다. 회장님이 직접 밖으로 나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달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전날인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성과급 체계 투명화와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주장하며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참석 인원은 약 4만명 가량으로,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약 12만명)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투쟁은 삼성전자의 미래를 위한 싸움이며,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위한 싸움”이라며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으로 ‘인재 제일’ 원칙을 되살리며, 우리의 당당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집회 말미 노조 측은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자”며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노조는 총파업을 위해 체크오프(조합비 급여공제)를 진행한다.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4/ned/20260424152738209qfkp.jpg)
최승호 위원장은 결의대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교섭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기존 교섭에 대한) 회사의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 (사측이) 교섭 안건을 선제적으로 제시하지 않는 한 교섭에 응할 마음이 없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노조는 최소 영업이익의 15%(연간 삼성전자 영업이익 300조라면, 최대 약 45조원 가량)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재용 회장님도 파운드리가 미래 경쟁력이라고 얘기를 했다. 메모리 사업부가 7억(원) 받을 때 8000만원을 보상하면 (파운드리·시스템 LSI 사업부가) 만족할 수 있겠나”며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가 중요한 걸 알고 있다면 외부에서라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가 5월 21일부터 18일간 파업에 진행하면 손실이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조도 이를 알고 있다. 최 위원장은 어제 결의대회서도 “18일간 (설비를) 멈추면 18조원에 가까운 공백이 생긴다”며 “설비 백업을 고려하면 30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노조는 23일 하루 결의대회로 인해 웨이퍼 이동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에서는 웨이퍼 이동량이 58.1% 감소했고, 메모리 부분에서는 18.4% 감소했다. 생산 능력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금전적 손실은 물론 글로벌 공급사들간 신뢰 하락과 한국 수출경제 전반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는 “파업으로 AI 데이터센터 뿐 아니라 자동차, 스마트폰 등 전 산업분야에서 공급 병목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칩 가격 변동 뿐 아니라 한국의 세수 감소, 장기 투자 계획과 성장 동력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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