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코인 거래소, 은행처럼 영업하고 규제는 비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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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가 더는 단순한 매매 플랫폼이 아니라 규제 공백 속에서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험을 키우는 중개기관으로 비대해졌다는 국제결제은행(BIS)의 경고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BIS 금융안정연구소(FS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BIS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OKX 등 글로벌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를 '다기능 가상자산 중개기관(MCI)'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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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시우스·FTX 붕괴서 결함 드러나…기관 단위 감독 필요
![A는 거래소의 현물 분기별 거래량 및 점유율을, B는 거래소별 비트코인 선물 분기별 거래량 및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실제 자산의 매매보다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파생상품 투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금융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출처=BIS 보고서]](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4/552778-MxRVZOo/20260424143036946vqpc.jpg)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가 더는 단순한 매매 플랫폼이 아니라 규제 공백 속에서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험을 키우는 중개기관으로 비대해졌다는 국제결제은행(BIS)의 경고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BIS 금융안정연구소(FS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BIS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OKX 등 글로벌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를 '다기능 가상자산 중개기관(MCI)'으로 규정했다. 거래를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사실상 은행이나 프라임 브로커와 유사한 금융 중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이들 거래소가 자산 수탁과 거래 중개에 머물지 않고 △토큰 발행 △대출 △파생상품 거래 △투자상품 운용까지 한 그룹 안에서 통합 운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통 금융권에서는 서로 다른 법인과 규제 체계 아래 분산돼 있던 기능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한데 묶여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BIS가 특히 문제 삼은 대목은 고객 자산의 활용 방식이다. 거래소들이 예치받은 고객 자산을 대출이나 시장 조성에 투입하면서 신용 위험, 유동성 위험, 만기 변환 위험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실질만 놓고 보면 은행의 금융 중개와 다를 바 없지만 은행에 적용되는 엄격한 건전성 규제는 받지 않고 있다는 게 BIS의 진단이다.
보고서는 '언(Earn)'이나 '수익(Yield)' 프로그램의 위험성도 정면으로 지적했다. 이들 상품은 고객이 자산 소유권을 플랫폼에 넘기고 그 대가로 수익을 받는 구조다. BIS는 이런 구조가 사실상 은행의 단기 요구불예금과 매우 비슷하다고 봤다.
문제는 안전판이 없다는 점이다. 전통적 예금과 달리 이들 상품에는 자본금 요건도, 유동성 버퍼도, 예금보험도 없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 장치 역시 기대할 수 없다. 평상시에는 고수익 상품처럼 보이지만 충격이 닥치면 순식간에 자금 이탈과 지급 불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라는 의미다.
BIS는 2022년 셀시우스와 FTX 붕괴를 그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당시 드러난 연쇄 부실은 가상자산 플랫폼의 사업 모델이 얼마나 취약한지, 또 신뢰 붕괴가 얼마나 빠르게 뱅크런과 파산으로 번지는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충격이 더는 업계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경고도 내놨다.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가상자산 플래시 크래시를 거론하며 불과 30분 만에 약 190억 달러 규모의 강제 청산이 발생한 점을 시장 취약성의 증거로 들었다.
더 큰 문제는 전통 금융과의 연결 고리가 빠르게 굵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MCI들이 수탁 업무, 상장지수펀드(ETF) 파트너십 등을 통해 기존 금융기관과 접점을 넓히면서 가상자산 플랫폼의 위기가 실물경제와 전통 금융시스템으로 번질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BIS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BIS는 규제의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별 서비스나 행위만 따져 규제하는 활동 중심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여러 기능을 한꺼번에 수행하는 MCI라는 '기관' 자체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 기관 중심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 대안으로는 △은행 수준의 자본 확충과 유동성 버퍼 구축 △엄격한 거버넌스와 리스크 관리 체계 마련 △정기적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등이 제시됐다. 국경 없이 움직이는 가상자산의 특성을 고려해 국가 간 감독 협의체를 강화하고, 표준화된 데이터 보고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제안도 담겼다.
보고서 작성자인 데니스 가르시아 오캄포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더 이상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금융 중개기관으로 취급돼야 한다"며 "동일 행위, 동일 위험,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규제 공백을 신속히 메워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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