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방시혁, BTS의 성공에 취해 몰락의 길 자초했나

송진현 기자 2026. 4. 2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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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 한스경제 송진현 |심리학에는 '과신편향'(Overconfidence Bias)라는 용어가 있다.

개인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거나 전투에서 승리를 경험할 때 발생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것이다. 즉 이 경우 자신의 판단을 실제보다 더 높게 평가하게 돼 눈 앞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는 것이 프랑스의 나폴레옹 황제(1769~1821년) 케이스다.

1805년 유럽 정벌에 나선 나폴레옹은 연전 연승을 거듭하며 영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유접 전역을 점령할 수 있었다. 1812년 6월 부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침공한 것이 패착이었다. 그 스스로 '전쟁의 신'으로 믿고 러시아 정벌에 나섰다가  때이른 러시아의 추위와 보급실패에 따른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모스크바에서 쫓기듯 도망쳐 나온 것이다. 러시아에 패한 뒤 결국 나폴레옹은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다.

중국 진나라를 멸망시킨  항우(기원전 232~202년)도 용맹스러움을 따지자면 몇 손가락에 꼽히는 뛰어난 장수였다. 그는 진나라 이전의 전국시대 초나라 출신이었다. 그런데 측근들로부터 당시 초나라 출신 라이벌이었던 유방(한나라 고조)을 제거하자는 건의를 받았음에도 오만함에 얕잡아 보고 이를 무시했다. 결국 유방과의 싸움에서 져 항우는 자결을 선택했다.

'BTS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이브의 방시혁 이사회 의장(54)이 인생 최대 갈림길에 섰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이 24일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영장을 반려했다. 검찰은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추가 검토를 거쳐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방시혁은 지난 1월 발표된 미국 빌보드 '2026 리더보드' 부문 30위에 오를 정도로 세계 음악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BTS가 글로벌 한류 주인공으로 성가를 날리면서 그를 키워낸 방시혁도 동시에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그가 개인적인 몰락의 길목에 서게 된 것이다.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방 의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하이브는 2020년 10월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방 의장은 상장을 앞두고 살펜루트자산운용과 LB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하이브 투자자들에게 상장이 지연될 것처럼 속인 뒤 측근들이 설립한 몇개의 사모펀드에 지분을 팔도록 유도했다. 이들 사모펀드는 하이브 상장 후 보유주식을 매각했고 방 의장은 미리 맺은 주주간 계약에 따라 매각 차익의 30%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 결과 방의장은 약 1600억원의 부당이득을 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방의장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은 1년이 넘는 수사과정을 통해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이번 방시혁의 자본시장법 위반혐의를 놓고도 과신편향이 낳은 결과가 아닌가 하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 미학과 출신의 방시혁은 2005년 빅히드 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를 설립하면서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오랫동안 고생을 하다가 2013년 BTS를 결성하면서 그의 인생항로는 활짝 펴지기 시작했다.  BTS는 2018년 빌보드200 1위에 오르며 세계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2020년에는 마침내 빌보드 핫100 1위에 등극해 지구촌을 놀라게 했다.

방시혁은 이 같은 BTS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과신편향에 빠져 하이브 상장을 앞두고 위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음악계에서 보기 드문 큰 성공을 거두었기에  하이브의 상장을 앞두고 기존 주주들을 마음대로 조종해도 별다른 일이 없을 것으로 오판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BTS가 지난 3월 완전체로 컴백한 이후 글로벌 투어에 나선 시점이어서 방시혁의 구속 여부에 더욱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사법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국뉴미디어그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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