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버틸지···" 고유가에 착한가격업소 '흔들'

강주비 2026. 4. 2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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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물가 안정 역할하지만
중동발 유가 충격 여파 지속
"가격 쉽게 못올려 손해 커져"
연 85만원 지원…현실 맞추야
광주 북구의 한 착한가격업소가 문을 닫은 모습. 강주비 기자

중동발 고유가 충격이 민생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식당과 세탁업 등은 높은 인건비를 비롯해 원자재와 포장용기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리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으며, 전세버스 업계는 봄철 단체관광 특수에도 불구하고 유류비 상승으로 인해 ‘손해가 뻔하다’며 멀쩡한 차를 운행하지 못하는 등 경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중동발 고유가·고물가 상황이 길어지면서 광주지역 착한가격업소들이 경영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 원자재와 인건비 등이 가파르게 오름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는 터라 업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지원은 수년째 제자리 수준에 머물러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터져 나오고 있다.

2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 착한가격업소는 지난달 기준 369곳으로 집계됐다. 2022년 196곳에서 2023년 226곳, 2024년 333곳, 2025년 375곳으로 꾸준히 늘어났지만 올해 들어 소폭 감소했다.

착한가격업소는 외식업과 이·미용업, 세탁업 등 개인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업소를 지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신청이나 추천을 받아 지정하고 관할 자치구가 연 2회 점검을 통해 유지 여부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민 체감 물가를 낮추는 역할을 맡지만, 최근에는 중동발 유가 충격이 국내 생활 물가 전반에도 여파를 미치면서 착한가격업소 유지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7천원대 백반을 판매하는 A씨는 “특히 채소나 고깃값이 계속 오르고 식용유도 몇 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올라 체감이 확 된다”며 “대부분 메뉴를 1만원 미만 가격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재료비가 계속 오르다 보니 사실상 마진이 거의 없다. 요즘은 정말 팔수록 손해인 것 같은데 ‘박리다매’도 옛말”이라고 말했다.

5천원대 짜장면이 주메뉴인 중국집 사장 B씨는 “요즘은 재료비뿐만 아니라 포장용기도 문제다. 배달이 많아지면서 일회용 용기를 많이 쓰는데, 예전엔 한 박스에 3만원 하던 게 지금은 5만원 가까이 한다. 하루에 몇십 개씩 쓰다 보니 이 비용도 무시 못 한다”고 밝혔다.

북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C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C씨는 “인건비도 오르고 전기세, 가스비까지 다 오르는데 가격은 못 올리니까 결국 사장이 다 떠안는 구조”라며 “장사가 잘돼도 예전처럼 여유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밀가루, 식용유, 계란 같은 기본 재료가 한 번 오르면 다시 내려오지 않는다. 요즘은 거래처에서 ‘다음 달 또 오른다’는 얘기를 한다”며 “물론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지원이 있는 건 감사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그걸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역 소상공인 경기 악화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 시장경기 동향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광주 지역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BSI)는 1월 66.4, 2월 73, 3월 55.3으로 3월 들어 크게 하락했다.

이처럼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지만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지원은 행정안전부 기준에 따라 업소당 연간 최대 85만원으로 제한된다. 광주시는 올해 착한가격업소를 400곳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약 3억4천만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자치구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광주는 자치구별로 전기·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일부 지원이나 쓰레기봉투, 위생용품 지급 등의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지원 단가가 2023년 이후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어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시는 고유가 상황과 관련한 별도의 추가 지원 계획은 없는 상태다. 이미 올해 예산이 책정된 만큼 기존 수준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예산 범위 내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추가 지원은 검토된 바 없다”며 “업소 수를 늘려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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