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방산 매각딜하다 중단한 풍산..시장은 재추진 전망 인적분할 매각 선택할 수 밖에 없어..방산전체가치는 4조 이상?
방산사업 매각을 추진하던 풍산이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모회사 풍산홀딩스 주가는 급등하다 꺾였습니다. 풍산은 매각의사를 완전히 접을 것일까요? 매각 재개 가능성과 함께 재개시 예상 매각구조와 매각가치, 그리고 주주에 대한 영향 등을 짚어봅니다.
풍산홀딩스(이하 홀딩스)는 지주회사입니다. 방산사업(탄약사업)을 갖고 있는 풍산 지분을 38%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주주 일가 중에는 류진 회장 지분이 36.6%로 가장 많고, 부인(Helen Lho), 딸(류성왜), 아들(Royce Ryu)이 각각 2~5%대 지분을 보유중입니다.
류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미국 국적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아들 로이스 류가 미국인이라 경영승계를 하려면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방산 보유 기업 풍산을 지배하는 홀딩스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최근 풍산이 방산 매각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을 때, 그 이유로 국적 문제가 대두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풍산의 사업부문별 매출비중(별도재무제표 기준)은 방산이 30%, 신동(구리동 및 동합금 제품)이 70% 안팎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5개년간 전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6.5% 정도 됩니다. 그런데 방산만 떼놓고 보면 16.5%에 이릅니다. 2024년 방산 영업이익률은 22.7%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산사업의 세전이익 비중은 89~90%를 차지했습니다. 신동 대비 방산의 수익성이 압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방산 실적호조는 최근 몇년간 지정학적 분쟁이 두드러지면서 탄약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미국-이란 전쟁 등으로 전세계적인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2022년을 기점으로 탄약사업의 해외매출이 급증한 겁니다.
올 4월 들어 풍산홀딩스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풍산과 한화가 방산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매체의 보도로 알려졌다가 며칠만에 매각중단을 알리는 공시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5일 한국경제신문 보도(풍산, 탄약사업 판다..매각가격 1조5000억 안팎)에 대해 풍산은 "사업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공시했습니다. 보도를 부인하지는 않은 겁니다. 이 정도면 시장에서는 매각추진중인 것으로 받아들이죠.
4월4일 같은 신문에 '한화, 풍산 탄약사업 인수 유력'이라는 제목의 보도가 있었고요.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가 해명공시를 냈습니다. 내용은 "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풍산의 탄약사업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기회를 검토중"이라는 겁니다.
이로써 풍산과 한화에어로간 단독협상이 기정사실화 되었습닏. 그러나 4월9일 두 회사는 갑자기 동시에 협상중단 공시를 냅니다. 풍산은 "탄약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했고, 한화에어로는 "풍산의 방산부문 인수 검토는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매각중단에 대한 여러가지 추측들이 난무했습니다만, 양측의 매각가격 격차가 상당했고, 이를 좁히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 있는 것 같습니다. 풍산의 방산 매각은 완전히 끝난 이야기일까요?
풍산이 매각 의사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승계문제(국적이슈)는 여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방산 매각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보도가 쏠쏠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가 역시 같은 전망을 하는 분위기입니다.
매각중단 사실이 공시된 뒤 나온 한국투자증권 리포트는 "방산사업 가치는 4조원 이상"이라면서 "딜이 완전히 끝난 것으로 단정할 수 없고, 다시 추진된다면 방산사업의 가치는 한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매각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거죠.
리포트는 2026년 풍산의 EPS(주당순이익)를 9502원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를 사업부문별로 배분했을 때 방산 7601원(PER 20배 적용, 목표가 15만2027원), 신동 1900원(PER 6배 적용, 목표가 1만1402원)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전사최종목표 주가는 16만3000원을 제시했습니다.
시장에서 예상하듯 풍산이 방산 매각 재추진에 나선다면 어떤 방식을 선택할까요?
최근 한 매체는 물적분할 또는 영업양수도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두 방식 각각의 장점을 혼란스럽게 언급하기도 했더군요. 이슈체크팀은 풍산이 인적분할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예상합니다.
먼저 물적분할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풍산의 지분구도를 보면 홀딩스가 38%, 일반주주가 46%를 들고있죠.
일단 방산을 분할해 신설법인(방산에 속하는 자산과 부채의 이전)을 만듭니다. 방산 신설법인이 발행하는 주식은 모두 존속회사 풍산(신동사업)이 가집니다. 풍산과 방산신설회사는 100% 모자관계가 되겠죠. 이후 풍산이 방산 신설회사 지분 100%를 매각함으로써 방산사업은 정리됩니다. 풍산 지분 46%를 보유한 일반주주와 방산사업간 관계도 이런 식으로 끊어지는 겁니다. 매각대금(1조5000억원 예상)은 풍산으로 유입됩니다.
영업양수도는 이렇습니다. 방산에 속하는 일체의 자산과 부채를 원매자에게 넘기는 겁니다. 방산을 따로 신설법인으로 만들지않고 방산이라는 영업(사업) 자체를 양수도하는 방식이죠. 역시 매각대금은 풍산으로 유입되며, 일반 주주는 신동사업만을 보유한 풍산에 대해 46%의 지배력을 유지하게 되는 겁니다.
방산사업에 대해 일반주주가 지배력을 잃게되는 물적분할이나 영업양수도를 풍산이 선택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방식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하기도 어렵겠죠. 풍산은 이미 지난 2022년 사업부문별 전문화와 책임경영을 명분으로 방산 100% 자회사화(물적분할)를 추진하다 일반주주의 거센 반발에 밀려 접은 이력이 있습니다.
풍산이 방산 매각을 재추진한다면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서라도 인적분할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봅니다.
인적분할을 하면 분할 신설법인(방산)이 발행하는 주식을 기존 주주들이 배정받습니다. 자기 지분율대로요. 따라서 주주들은 분할 후의 존속회사 풍산(신동사업)과 신설 방산회사에 대해 분할 전의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은 지분구도가 만들어집니다.
홀딩스는 신설 방산회사 지분 38%를 매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매각대금은 홀딩스로 유입되겠죠.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방산회사의 대주주만 바뀌는 것이고, 46% 지배력은 유지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한가지 짚어볼 점이라면, 홀딩스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방산 지분을 매각할 때 일반주주들이 참여할 길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경우 원매자가 일반주주 보유 지분 상당량도 대주주 지분과 같은 가격으로 의무매수토록하는' M&A시 의무공개매수' 법안이 여러 건 국회에 발의돼 있습니다. 그런데 의무공개매수제도는 고려해야 할 사안들이 많아 실제 법제화될지 불확실하고, 되더라도 시간이 꽤 많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처럼 인적분할 후 매각하면 홀딩스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홀딩스 시총은 현재 6400억원 입니다. 자회사 풍산의 시총은 2조8100억원 입니다. 홀딩스가 보유한 38% 지분가치가 1조1000억원에 이르는데도 시총이 겨우 6400억원에 불과한 겁니다. 이른바 '지주사 할인(자회사 지분가치의 할인적용)' 때문입니다. 풍산 지분가치는 최소 50% 이상 할인돼 홀딩스 시총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풍산이 방산을 매각하고, 그 대금이 홀딩스로 유입되면 어떻게 될까요? 일반적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적정가치를 산출하는 방법에 따르면, 홀딩스 적정가치는 껑충 뛰게 됩니다.
BNK투자증권 리포트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신동사업만 남은 풍산 지분 38%는 신동의 영업가치를 50% 할인한다해도 1900억원으로 평가됩니다. 나머지 기타 자회사들의 가치는 1000억원으로 산출됩니다. 여기에 방산매각대금 1조5000억원까지 합산됩니다. 현금은 지분과 달라 지주사 할인이 적용되진 않겠죠. 홀딩스의 순차입금은 현재 300억원 수준입니다.
그러면 홀딩스 적정가치는 '1900억+1000억원+1조5000억원-300억원'을 계산해 1조7600억원으로 산출됩니다. 방산매각시 법인세를 고려해도 1조4600억원 정도 된다는 것이 BNK투자증권의 분석입니다. 그래서 목표주가는 10만원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풍산의 매각중단 공시 직전에 나온 것인데, 매각이 재추진된다면 여전히 유효한 분석이 되겠죠.
이 증권사는 "1조원이 넘는 현금이 유입됐을 때, 홀딩스가 이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지난 3월 홀딩스가 자율공시한 기업가치제고 계획으로 보건대, 방산사업을 대체할 신사업 투자에 자금을 활용하는 한편 특별배당 등의 방식으로 주주환원에도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풍산은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처럼 정말 방산 재매각에 나설까요. 원매자가 있을까요. 관심있게 지켜볼만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