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택배노동자 건강검진’ 첫 술에 배부를까

택배노동자들이 안심하고 건강검진을 받기 위한 제도가 전국 최초로 제주 지역에서 시도되는 가운데, 올해는 택배회사 1곳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제주도는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회사까지 포함해 내년에는 참가사를 더 늘린다는 구상이다. 또한 제도적 근거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례 개정도 병행한다.
제주도는 택배회사, 공공의료원, 노동자가 각자 부담해 택배노동자의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정책을 올해 시도했다. 택배회사는 건강검진일에 근무를 쉬고, 제주도는 검진일 휴무에 따른 유급병가비 10만원을 택배노동자에게 별도로 지원한다. 제주의료원·서귀포의료원은 검진을 실시한다.
이런 시도는 지난해 11월 제주지역 새벽배송 도중 사망한 고(故) 오승용씨 사건이 계기가 됐다. 택배노동자 건강검진을 위해 민간과 공공이 함께 의견을 모으는 사례는 전국에서 제주가 최초다.
각 이해관계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협의를 이어왔고, 그 결과 올해는 택배회사 6곳 가운데 1곳만 참여하기로 결정됐다. 제주도가 접촉한 택배회사는 롯데글로벌로지스, CJ대한통운, 한진택배사업본부, 로젠택배, 쿠팡CLS, 우체국물류지원단까지 6곳이다.
6곳 가운데 1곳은 올해부터 참여하고, 다른 1곳은 이미 자체적으로 건강검진 계획이 잡혀있어 내년부터 동참한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4곳은 내년 참여를 검토하거나 부정적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참여 숫자로 보면 적을 수 있지만, 제주도는 '본사·영업점·택배노동자'라는 다층적이고 복잡한 하도급 계약 관계 속에서 1곳이라도 성사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처음 시도하는 해인만큼, 내년 이후에는 더 많은 회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또한 제주도는 관련 조례를 제정하면서 제도적인 근거도 뒷받침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이동노동자 복리증진을 위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마련하고 4월 24일부터 5월 14일까지 20일간 입법예고를 통해 도민 의견을 수렴한다.
조례 개정안에는 이동노동자의 정의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상 노무제공자로 구체화해 이동을 수반하는 노무제공자의 범위를 보다 명확히 했다.
또한, 개정안 제4조에 이동노동자 안전·건강 증진, 직종별 건강검진비와 건강검진 유급병가비 지원 근거를 신설했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을 받은 경우 이를 환수할 수 있는 규정(제4조의2)도 만들었다.
입법예고 기간 중에 접수된 의견을 참고한 뒤, 개정안은 6월 제주도의회 임시회에 개정안을 제출된다.
강애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이번 조례 개정은 제주 택배노동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건강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조치"라며 "도민의 일상에 가까이 있는 이동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노동권익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