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투표소 91%가 장벽⋯이동약자 참정권 ‘낙제점’

이광덕 기자 2026. 4. 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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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91% 미비⋯투표소는 ‘고립된 섬’
32곳 중 단 3곳만 적합⋯현장 관리 부실
“시설 개선 시급” 행정 편의주의 탈피 촉구
▲ 포천시 관내의 한 투표소 입구 경사로와 보도블록 사이가 벌어져 있어 휠체어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계자가 펜을 이용해 이동약자의 통행을 가로막는 물리적 단차를 지목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천나눔IL센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40일 앞둔 가운데, 포천시 관내 투표소 대다수가 이동 약자의 접근을 사실상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무장애 투표소' 약속이 현장에서는 여전히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포천나눔IL센터)는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16일까지 20일간 포천 지역 투표소 32곳을 대상으로 이동약자 편의시설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장애인 편의시설 기준을 온전히 충족한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9곳은 경사로 각도, 주차 구역, 화장실 접근성 등 핵심 지표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다.

특히 투표소로 향하는 첫 관문인 대중교통 접근성 미비율은 91%에 달했다. 저상버스 노선 부족과 긴 배차 간격 탓에 이동 약자에게 투표소는 '섬'과 같은 고립된 장소였다. 투표소 내부 역시 점검 대상의 75%가 가파른 경사로나 문턱 등으로 인해 휠체어 진입이 불가능한 낙제점을 기록했다.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78%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공간이 협소해 실질적인 사용이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들이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16일까지 20일간 포천 지역 투표소를 돌며 이동약자 편의시설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대다수 투표소의 접근성이 낙제점을 기록했다. /사진제공=포천나눔IL센터

현장 점검에 참여한 센터 관계자는 "투표는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임에도 이동 약자 앞에는 여전히 물리적 장벽이 거대하다"며 "투표소 선정 단계부터 접근성을 최우선 지표로 삼지 않는 한 참정권 차별은 매번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일부 투표소는 장애인 주차구역 옆에 택배함을 방치해 하차를 방해하거나, 학교 운동장을 임시 주차장으로 지정해 이동을 어렵게 만드는 등 현장 관리가 부실했다. 이는 선거관리위원회와 지자체가 장소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이동 약자의 접근권을 행정 편의주의 아래 방치해 온 결과라는 지적이다.

센터 관계자는 실질적인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장애인 주차장 확보나 문턱 제거 같은 기본적인 조치만으로도 투표 문턱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며 "지자체와 선관위의 적극적인 행정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천나눔IL센터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포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고 공식적인 시설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센터 측은 모든 유권자가 차별 없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까지 모니터링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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