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10년째 맞춤법 상담…틀리면 비호감 될까, 어르신들도 ‘신조어’ 묻는다”
- 학생·교사부터 방송·출판까지, 맞춤법 상담 직업군 넓어
- 문맥 따라 달라지는 표현들…사전만으론 판별 어려운 경우 많아
- 시험 정답 문의에 신조어·외국어까지, 질문 유형 갈수록 다양
- 맞춤법 틀리면 비호감?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선 안 돼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이현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 진행자 > 국어 공부하다 보면 제일 헷갈리고 제일 어려운 게 맞춤법인데요. 이 맞춤법이 헷갈릴 때 찾는 곳 가운데 한 곳이 바로 국립국어원 상담실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곳에서 10년째 상담을 이어온 분이 있는데요. 다양한 사례를 모아서 책까지 펴냈다고 하는데 그 주인공 이현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전화로 잠깐 만나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이현영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10년 동안 계속 상담해 오셨어요, 여기서?
☏ 이현영 > 예, 맞습니다. 사실은 작년 말까지 상담 연구원으로 일을 했고요. 현재는 연구사로 재직 중입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주로 상담을 요청해 오는 층이 어떻게 됩니까. 학생들이 많습니까, 어떻게 됩니까?
☏ 이현영 > 상담을 요청해 오는 직업군이 상당히 다양한데요. 요즘 같은 시험 기간에는 학생들도 많이 질문해 주시고 학교에서 선생님들도 가끔씩 확인하기 위해서 전화를 주시는 경우가 있고요.
☏ 진행자 > 학교 선생님들도?
☏ 이현영 > 네. 그리고 방송을 포함한 언론·출판 이런 쪽이 가장 많이 전화해 주시는 직업군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 진행자 > 저 같으면 상담 오면 ‘사전 찾아보세요’ 이렇게는 못 하실 거 아니에요. 그렇죠?
☏ 이현영 > 그렇습니다. 저희가 찾아서 안내해 드리고 사실 대부분 사전을 찾아서 확인할 수 있으면 전화를 안 하시겠죠.
☏ 진행자 >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있었어요? 상담 사례 중에.
☏ 이현영 > 예를 들면 문맥을 통해서 파악해야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 일을 하는 데에는 많은 힘이 든다’ 이렇게 할 때 ‘하는데’의 ‘-는데’는 보통은 붙이는 것 같은데 이때 띄어야 하나? 이렇게 궁금한 경우가 생기거든요.
☏ 진행자 > ‘데’를 띄는 경우가 있고 붙이는 경우가 있죠.
☏ 이현영 > 맞습니다. 그걸 문맥을 통해서 밖에 파악이 안 되기 때문에 그렇게 헷갈리는 경우에는 저희에게 전화를 주셔서 질문을 하실 때 저희가 그걸 파악해서 이때는 의존명사 ‘데’가 쓰인 거라서 ‘앞말과 띄어 쓰는 것이 맞는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래요. 더 질문드리면 제 실력이 들통날 것 같아서 여기서 잠깐 멈추고 아까 학생들도 상담 많이 해온다고 했는데 이게 주로 시험기간에 몰리지 않아요. 학생들 같은 경우?
☏ 이현영 > 맞습니다. 사실 지금 또 시험 기간이기도 하고요. 그런 경우에 시험 문제의 정답을 이곳에서 알려주기를 바라서 질문을 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 진행자 > 그래요?
☏ 이현영 > 네, 근데 저희는 그렇게 해드릴 수는 사실 없고요. 시험 문제 출제기관인 학교 선생님께 확인을 받고 정답 판정을 받아야 되는 경우가 많죠.
☏ 진행자 > 근데 요즘 외국인도 많잖아요. 혹시 외국인도 상담해 오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 이현영 > 그런데 저희가 죄송스럽게도 어쩌다 한 번 영어로 질문을 하시는 경우도 있었어요.
☏ 진행자 > 질문을 영어로 해요? 한국 맞춤법을.
☏ 이현영 > 예, 아주 드문 일이긴 합니다. 저도 10년 근무하면서 한두 차례 있었던 것을 다른 분들을 통해서 듣기도 했는데 그런 경우는 정말 죄송스럽게도 저희가 정확하고 균질한 저희의 원칙에 따른 답변을 드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건 좀 양해를 구했습니다.
☏ 진행자 > 신조어에 대해서 물어오는 경우도 있어요?
☏ 이현영 > 맞습니다. 신조어는 특히 유행어와 성격이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로 어리고 젊은 세대들의 유행어가 신조어로 정착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 진행자 > 그렇죠. 그렇죠.
☏ 이현영 > 그래서 조금 그런 부분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어르신들이 전화해 주시면 저희도 그 신조어를 그 질문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저희는 그래도 나름 이런 쪽에 이 창구가 그 신조어에 조금 더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보니까 대체로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 우리말샘 사전에 그런 신조어가 많이 올라가 있기 때문에 그걸 통해서 조금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려드린 경우가 있어요.
☏ 진행자 > 책을 보면 ‘우린 왜 맞춤법 잘 틀리는 사람을 싫어할까’라는 대목이 있던데, 이거 왜 쓰셨어요?
☏ 이현영 > 요즘에 특히 사람들이 맞춤법 틀리는 사람들을 조금 더 뭐라고 해야 될까요, 비하하거나
☏ 진행자 > 아, 그래요?
☏ 이현영 > 예. 혹은 조롱 섞인 표현들, 그런 것들을 저도 조금 댓글이나 이런 걸 통해서 보게 되거든요.
☏ 진행자 > 쉽게 말하면 ‘너는 이 말도 모르냐?’ 이런 차원의?
☏ 이현영 > 네, 맞습니다. 맞춤법이 어떤 교양의 수준이 물론 될 수 있지만 그렇게 사람을 본다면 소통이 가로막히지 않을까 그런 생각 때문에 소통의 도구인 맞춤법이 사람을 자꾸 가르고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 진행자 > 제가 볼 때는 맞춤법 얘기 나오면 다 찔릴 것 같은데 맞춤법 100% 다 아는 사람이 우리 연구사 같은 분 빼고 더 있을까요?
☏ 이현영 > 그러게 말입니다. 사실 저도 헷갈리는 경우가 있고 그리고 새로 생기는 단어 같은 경우는 무조건 사전을 찾아봐야지만 아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그걸 너무 사람을 판단하는 도구로 쓰지 말고 이해해 주고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책을 썼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궁금한 게 많은데 시간 관계상 일단 여기서 끊어야 될 것 같네요. 말씀 잘 들었어요.
☏ 이현영 > 네, 고맙습니다.
☏ 진행자 > 국립국어원의 이현영 학예연구사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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