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다음은 ‘크림’…커피 위에 얹자, 시장 흐름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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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을 들기 전, 먼저 눈이 반응한다.
투명한 컵 위로 층을 이룬 크림, 천천히 내려앉는 질감.
생크림 아메리카노, 생크림 카페라떼, 피스타치오생크림 라떼·초코라떼 등으로 구성된 이번 메뉴는 커피 위에 부드러운 크림층을 얹어 '질감의 레이어'를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커피는 단순 음료가 아닌, 층과 질감을 즐기는 '경험형 상품'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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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을 들기 전, 먼저 눈이 반응한다. 투명한 컵 위로 층을 이룬 크림, 천천히 내려앉는 질감. 이제 커피는 ‘마시는 것’ 이전에 ‘경험하는 것’이 됐다. 이 변화는 이미 시장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실제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분석에서는 커피 전문점 이용 빈도가 늘고 다양한 형태의 음료 소비가 확대되는 양상이 확인된다. ‘맛’ 중심에서 ‘텍스처와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커피업계는 단순한 맛 경쟁을 넘어 ‘텍스처(질감)’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공기를 주입해 부드러움을 극대화한 콜드폼, 음료 위에 크림을 올린 크림탑, 치즈폼까지. 입안에서 느껴지는 촉감 자체가 소비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사진 찍는 커피’에서 ‘경험하는 커피’로 소비 기준이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 흐름의 출발점은 이미 10년 전 등장했다.
롯데GRS의 엔제리너스는 2015년 ‘아메리치노’를 선보이며 국내에 이른바 ‘폼 커피’ 장르를 안착시켰다. 에스프레소 위에 형성된 미세한 거품층과 부드러운 목 넘김은 당시로서는 낯선 경험이었다. 흑맥주를 연상시키는 비주얼까지 더해지며 단숨에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 잡았다.
이는 현재 확산되는 크림·토핑형 커피 트렌드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출시 11주년을 맞은 올해, 엔제리너스는 해당 라인업을 다시 확장했다. 클래식과 크러쉬 라인을 통합 운영하며 ‘원조의 맛’과 ‘식감의 진화’를 동시에 가져가는 전략이다.
이 흐름 위에서 최근에는 ‘크림’이 새로운 축으로 떠올랐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오는 28일 시즌 한정 신메뉴 ‘크림탑 음료 4종’을 출시한다. 생크림 아메리카노, 생크림 카페라떼, 피스타치오생크림 라떼·초코라떼 등으로 구성된 이번 메뉴는 커피 위에 부드러운 크림층을 얹어 ‘질감의 레이어’를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폼이 ‘가벼운 거품’이었다면, 크림은 ‘무게감 있는 부드러움’이다. 텍스처 경쟁이 한 단계 올라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콜드폼 기반 음료를 확대하며 부드러운 거품 경험을 강화했고, 메가커피 역시 크림·토핑형 메뉴를 늘리며 대응에 나섰다.
가격이 아닌 ‘경험 차별화’. 이제 경쟁의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 더 부드럽게, 더 층을 쌓고, 더 오래 기억에 남게.
이 변화의 핵심은 ‘맛’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얼마나 진한가보다 얼마나 새로운가를 선택한다. 특히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시각적 요소, 질감 변화, 레이어 구조가 동시에 작동하는 메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커피는 단순 음료가 아닌, 층과 질감을 즐기는 ‘경험형 상품’으로 바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시각적 요소, 질감 변화, 레이어 구조가 동시에 작동하는 메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커피는 단순 음료가 아닌, 층과 질감을 즐기는 ‘경험형 상품’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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