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통째로 훑는다”…허블의 100배 시야, ‘로먼우주망원경’ 9월 발사
나사, 10년간 5조원 이상 들여 제작 완성
암흑에너지·암흑물질·외계행성 정밀 추적

허블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잇는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차세대 주력 우주망원경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 망원경’(이하 로먼 우주망원경)이 오는 9월 발사된다.
나사는 10년에 걸쳐 40억달러(5조4천억원) 이상을 들인 로먼우주망원경의 제작을 마무리하고 향후 일정을 발표했다. 나사가 애초 2027년 예정이었던 발사 시기를 앞당긴 것은 망원경 조립 작업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된 데다, 향후 나사 예산이 불안정한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재러드 아이작먼 나사 국장은 21일 메릴랜드 고다드우주비행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로먼 망원경의 조기 완성은 공공의 투자와 기관의 전문성, 민간 기업의 역량이 결합했을 때 어떻게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진정한 성공 사례”라고 말했다.

허블이 인간의 눈을 대신한 가시광선 카메라로 우주의 기본 지도를 작성하고, 제임스웹이 좀 더 깊게 볼 수 있는 적외선 카메라로 초기 우주를 들여다보는 타임머신 역할에 초점을 두는 반면 로먼은 시야각이 큰 근적외선 카메라로 우주의 구석구석을 광범위하게 훑는다. 이를 통해 암흑 에너지, 암흑 물질 등 우주론의 수수께끼를 풀 실마리를 찾고, 다양한 우주영역에 외계 행성들이 어떻게 분포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주의 팽창을 가속화하는 암흑 에너지의 실체를 파악하려면 은하들의 분포가 시간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광각 카메라가 필수적이다. 아이작먼은 “로먼 우주망원경이 우리에게 새로운 우주 지도를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먼이란 이름은 1960년 나사 최초의 천문학 책임과학자로 임명된 최초의 나사 고위직 여성 낸시 그레이스 로먼(1925~2018)에서 따왔다. 그는 재직 당시 1990년 발사된 허블 우주망원경 계획을 총괄 지휘해 허블 우주망원경의 어머니로 불리기도 한다. 나사는 2020년 그의 업적을 기리는 뜻에서 애초 광각 적외선망원경(Wide-Field Infrared Survey Telescope·WFIRST)이었던 이름을 떼고 로먼이란 이름을 붙였다.

허블이 2천년 할 일을 1년에 끝낸다
센서의 성능 차이도 크다. 허블의 센서는 1600만 화소급이지만 로먼은 그 18배가 넘는 약 3억 화소급이다. 단순히 면적만 넓어진 게 아니라 훨씬 정밀한 '눈'을 가졌다. 따라서 로먼 사진 한 장에는 허블 사진 200배 분량의 방대한 이미지 정보가 담긴다.
여기에 초고속 데이터 전송 기술까지 더해져 관측 효율이 극대화됐다. 아이작먼 국장은 “허블이 2000년 동안 작업해야 할 양을 로먼은 단 1년만에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의 지도를 그리는 속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로먼 우주망원경의 관측 활동 기간은 5년이다. 나사는 이 기간 동안 망원경은 연간 500테라바이트(1테라=1조) 규모의 데이터를 생산한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금까지 약 35년간 수집한 데이터가 400테라바이트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양이다. 고다드우주비행센터 관계자는 “첫해에 전송하는 데이터 양이 허블이 지금까지 수집한 것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10만개 이상의 외계행성 찾아낼 듯
나사는 현재 망원경 완성에 이어 우주 진공 및 온도 시험까지 마친 상태다. 앞으로 우주에서 안테나를 펼치는 전개 과정과 태양전지판 수리 등 일부 작업을 더 진행한다. 이어 6월 중순 망원경을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로 운송한 뒤, 9월 초 스페이스엑스의 팰컨헤비 로켓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다.
로먼 망원경의 관측 궤도는 지구에서 태양 반대쪽으로 150만km 떨어진 제2 라그랑주 점(L2)이다. 2021년 발사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도 현재 이곳에서 관측 활동을 하고 있다. 라그랑주 점이란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서로 균형을 이뤄 안정적인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지점을 가리킨다. 로먼 망원경은 이곳에서 40여일 동안 기기를 점검한 뒤 본격 관측 활동을 시작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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