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공필 칼럼] GLP-1 비만약의 두 얼굴··· 장수 약물? 오남용 대명사?

김공필 의학저널리스트 2026. 4. 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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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공필의 The 건강]
노화 막는 기적의 비만약
미용 목적 오남용의 그늘
근육 손실과 요요의 경고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기대와 걱정을 함께 모으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 나노 바나나로 생성한 이미지

GLP-1 비만약의 위력은 이미 입증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평균 체중의 15~20%를 줄이는 결과를 보여주며 '기적의 비만약'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마운자로는 국내에서 폭발적인 처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월 한 달 처방 건수는 약 22만 건으로 출시 첫달인 작년 8월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약값을 30만 원으로 가정하면 한 달 시장 규모만 65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기대와 걱정을 함께 모으고 있다. 당뇨·비만 치료를 넘어 다양한 질환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만병통치약으로 기대를 모으는 반면 오남용의 대표적인 약물로 지적되며 걱정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인류 최초의 '장수 약물' 가능성

지난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ARDD 2025(노화 연구 및 신약 개발 학회)는 뜨거웠다. 위고비 개발사인 노보 노디스크와 마운자로 개발사인 일라이 릴리의 핵심 연구자들이 "GLP-1이 인류 최초의 장수 약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다.

이 발언은 임상 데이터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크게 주목 받았다. 몇몇 연구에서 GLP-1 계열 약물은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넘어 심근경색, 뇌졸중,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최근에는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염증성 질환 개선 가능성까지 제시되고 있다. 지난 3월엔 알코올·흡연 의존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그래서 "GLP-1을 수돗물에 타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농담 섞인 보도도 나왔다.

핵심은 이 약물이 한두 개의 질환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노화와 연결된 여러 대사 경로에 동시에 작용한다는 점이다. 첫째, 만성염증 억제다. 노화는 염증의 축적 과정인데 GLP-1은 염증 반응을 낮춰 장기 손상을 줄인다. 둘째, 인슐린 감수성 개선과 대사 정상화 기여다. 이는 심혈관질환과 직결된다. 셋째, 체중 감소와 지방간 개선이다. 대사질환의 근본 위험을 낮춘다. 이처럼 여러 축을 동시에 조절한다는 점에서 GLP-1은 다양한 질환에 효과를 나타내는 '플랫폼 약물'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에보크(EVOKE) 임상 3상은 이 약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GLP-1은 '뇌 노화'까지 겨냥하는 치료제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최종 임상 시험 결과가 나오지 않은만큼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다.

'다이어트 약'으로 소비되는 현실

빛이 밝은 만큼 그늘도 진하다. 가장 큰 문제는 약물의 효과가 커지면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만 치료제는 원칙적으로 BMI 30 이상 또는 합병증을 동반한 BMI 27 이상 환자에게 처방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정상 체중임에도 미용 목적으로 처방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위고비·마운자로 성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5가 일대에는 이들 약품을 쉽게 처방해주고 싸게 파는 병원과 약국들을 어렵잖이 찾을 수 있다. 이 지역뿐만 아니라 동네병원에서도 비만 치료가 아닌 다이어트 목적으로도 이들 약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GLP-1 계열 약물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했고 올 상반기 중 시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오남용 수요 자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단순 경고 표시만으로는 남용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효과만큼 분명한 '한계와 대가'

GLP-1은 강력한 약이지만 대가 없이 효과만 주는 약은 아니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요요다. 대부분의 다이어트 약처럼 약을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증가한다. 특히 감량 과정에서 근육이 줄고 재증가 과정에서는 지방이 먼저 늘어나는 '체성분 역전'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다이어트 목적으로 이 약을 많이 찾는 30~40대 여성은 근육 부족이 이미 심각한 상태라 더 우려된다. 손실된 근육을 다시 채우기 위해서는 큰 수고가 필요하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마운자로를 사용해 체중 감량을 하다가 중단할 경우 식이요법 감량 군에 비해 체중 증가 속도가 약 4배 빨랐다.

소화기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위장관 증상은 비교적 흔하고 담석증이나 췌장염 위험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골절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많은 사람들은 '기적의 비만약'이 내 몸매를 기적처럼 다듬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주사 처방을 받지만 정작 그 약물이 가져올 부작용에는 눈을 감는다. 그 대가는 의외로 클 수 있다.

GLP-1 약물이 획기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대가 큰 신약일수록 돌다리를 두드리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리 좋은 약도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여성경제신문 김공필 의학저널리스트
kpkim62@gmail.com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김공필 의학저널리스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조선일보 출판국 기자, 조선일보 행복플러스 섹션 편집장, 월간 <헬스조선> 편집장, ㈜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을 지냈다. 현재 의학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며 이시형ㆍ윤방부 박사의 대담책 <평생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을 집필했고 건강 단행본 <글로벌 K명의는 이렇게 병을 다스립니다>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