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권한은 협회에 있지만, 정부는 징계를 요구할 정당성이 있다”…대한축구협회 소송에 대한 법원 결정

김세훈 기자 2026. 4. 24.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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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이 대한축구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간 갈등에 대해 핵심 원칙을 분명히 했다. 법원은 협회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하며, 문체부의 감사 결과와 중징계 요구가 위법하지 않다고 23일 판단했다. 쉽게 말해 “문체부의 지적은 근거가 있고, 그에 따라 징계를 요구하는 것도 정당하다”는 결론이다. 감독 선임 과정 개입, 행정·재정 처리 문제 등 주요 사안에서 협회의 부적정 행위 역시 인정됐다.

이번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구조에 있다. 법원은 징계를 실제로 결정하고 집행하는 권한은 협회에 있다고 보면서도, 동시에 문체부가 징계를 요구할 권한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즉, 협회가 징계를 “직접” 해야 하는 주체이지만, 그 판단의 근거와 출발점은 문체부 감사 결과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다만 문체부가 협회에 징계를 강제로 집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원도 문체부에 강제 수단은 없다고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감독 권한, 보조금·행정 승인 구조 등을 고려하면 협회가 이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결국 이번 판결은 “징계 권한은 협회에 있지만, 징계 요구의 정당성은 정부에 있다”는 틀을 확인한 셈이다.

정리하면 이번 판단은 단순히 누가 이겼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협회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점과,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점을 동시에 명확히 한 판결이다.

한편 협회는 판결 직후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정몽규 체제의 협회는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집행정지 효력으로 당장 징계가 이뤄지지는 않지만, 판결이 확정될 경우 중징계 절차는 불가피하다. 협회가 법적 다툼을 이어갈지, 아니면 징계 요구를 수용하고 조직 정비에 나설지가 향후 관건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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