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자! 두 번 세 번 가도 부담 없이…해남·평창·횡성 ‘5월 막차’ 얼른 타세요

‘고물가’라는 단어가 일상에 스며든 요즘, 여행은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일이 됐다. 숙소와 식비, 교통비를 차례로 더하다 보면 들떴던 마음은 한풀 꺾이고, 늘어나는 숫자만큼 부담도 커진다. 설렘보다 계산이 앞서는 시대, 여행 경비를 돌려받는 ‘반값 여행’이 주목받는 까닭이다.
N차 여행 부르는 반값 여행
‘반값 여행’은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지역사랑 휴가 지원 시범사업’을 일컫는 말이다. 전국 16개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하며, 해당 지역에서 사용한 여행 경비의 절반을 모바일 지역화폐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단순한 할인보다 체감 효과가 크다.
신청 방법은 단순하다. 여행 당일까지 ‘대한민국 구석구석’ 플랫폼이나 지자체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핵심은 타이밍이다. 선착순 구조라 계획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실제로 남해·밀양·하동·합천·고흥·영암·영광은 4월분이 일찌감치 마감됐고, 영월은 4~5월분이 모두 소진됐다. 제천은 접수 시작 50분 만에 연간 물량이 끝났다. ‘반값’이라는 조건이 만든 풍경이다.

경비 절반을 모바일 지역화폐로
한국관광공사·문체부, 전국 16곳 지원
개인 최대 10만원·가족 단위는 50만원까지
청년 환급 20%에 ‘디지털 관광주민증’ 발급하면 추가 할인
여행을 마친 뒤에는 7일 안에 증빙을 제출해야 한다. 관광지 2곳 이상 방문 사진과 카드·현금 영수증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거치면 일주일 내 환급금이 지급된다. 개인은 최대 10만원, 2인 이상은 20만원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청년층은 환급금의 20%를 더 받고, 가족 단위는 최대 50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여행 부담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일정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조건이다.
더불어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더하면 체감은 또 한 번 달라진다. 이 서비스는 특정 지역의 ‘명예주민’이 되어 혜택을 받는 구조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발급받을 수 있고, 숙박, 식음, 체험, 쇼핑 등 전국 44개 지역 1000여개 업장에서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현장에서 QR코드만 스캔하면 된다. 단, 거주 지역에서는 발급할 수 없다. 낯선 곳에서만 유효한 작은 특권이다.
두 제도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한 번으로 끝나던 방문을 다시 찾는 여행으로 이어지게 한다. 이경진 지역균형관광팀장은 “두 제도를 연계해 지역 관광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리 가본 해남, 평창, 횡성

그렇다면 아직 기회가 남아 있는 곳은 어디일까. 30일부터 신청을 받는 전남 해남, 5월1일 시작하는 강원 평창, 5월 20일 문을 여는 횡성이 대표적이다. 이미 여러 지역이 마감된 상황에서 사실상 ‘막차’에 가까운 일정이다.
세 곳의 매력은 분명하다. 해남은 ‘멀어서 완성되는 여행지’다. 이동 시간은 길지만, 그만큼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땅끝마을에 서면 시야가 한 번에 열리고, 두륜산으로 들어가면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대흥사는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바다와 숲, 사찰의 흐름이 과하지 않게 이어진다. 오시아노 관광단지는 해변과 캠핑이 결합된 체류형 공간이다. 반값 여행과 함께 적용되는 할인도 동선과 맞아떨어진다. 오시아노캠핑리조트는 20%, 두륜산 케이블카는 2000원이 할인된다. 여행 코스 자체가 자연스럽게 ‘절약 루트’가 된다.

평창은 ‘공기로 기억되는 여행지’다. 대관령 양떼목장 일대의 초지 풍경은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표정을 보이고, 오대산 국립공원은 비교적 완만한 탐방로 덕분에 초보자도 접근하기 쉽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사계절 내내 일정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산책 코스다.
이번 반값 여행에서는 체험형 콘텐츠까지 포함됐다. 발왕산 관광 케이블카는 정상에서 동해안까지 조망할 수 있는 전망 포인트로, 평창 여행의 핵심 콘텐츠다. 광천선굴 어드벤처 테마파크는 동굴 내부를 활용한 체험형 공간으로, 단순한 자연 관광에서 벗어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풍경 위주의 여행에 ‘움직이는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추억도 배가된다.

횡성은 ‘잘 먹고 쉬는 여행’의 전형이다. 횡성호 둘레길은 비교적 완만한 코스로 구성돼 가볍게 걷기 좋고, 청태산 자연휴양림은 숲속 숙박과 산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지역의 핵심은 단연 횡성 한우다. 식사 자체가 여행의 핵심이다. 또한 횡성은 평창과의 연계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두 지역 간 이동 시간이 짧아 하나의 코스로 묶기 쉽다. 평창에서 자연과 체험을 즐긴 뒤 횡성에서 식사로 마무리하는 일정은 이동 대비 만족도가 높다.
단, ‘반값 여행’은 지역마다 지원 대상, 신청 방식, 증빙 기준, 환급된 지역화폐의 사용처까지 세부 규정이 다르다. 같은 제도라도 적용 방식이 다르므로 사전 확인이 꼭 필요하다. 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플랫폼을 통해 지역별 신청 사이트와 세부 조건을 확인할 수 있다.

김지윤 기자 ju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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