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BG' 쪼갠 이랜드…외식·하이퍼 매출 '1조' 정조준
하이퍼, 산지·HMR·킴스클럽몰 3축 성장
애슐리 8000억 브랜드로…가성비 외식도 육성

이랜드그룹이 올해 초 도입한 식품BG를 3개월 만에 외식과 하이퍼 등 두 개의 BG로 분리시켰다. 두 사업 모두 연 매출 1조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독립된 BG로 운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외식BG는 이랜드이츠를, 하이퍼BG는 킴스클럽과 식자재 사업을 맡아 각각 올해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문성 키운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식품BG를 외식BG(이랜드이츠)와 하이퍼BG(킴스클럽·식자재)로 분할했다. 외식BG에는 애슐리퀸즈, 자연별곡 등 외식 브랜드 전반을 운영하는 이랜드이츠가 속한다. 하이퍼BG는 하이퍼마켓인 킴스클럽과 식자재 법인 이랜드팜앤푸드를 담당한다.
하이퍼BG 신임 대표이사는 이랜드리테일 소속의 김우섭 대표가 맡았다. 김 신임 대표는 2020년 초부터 약 2년간 이랜드리테일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외식BG는 기존 식품BG를 이끌던 황성윤 대표가 총괄한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1월 BG 체제를 도입하면서 유통BG와 식품BG를 출범시켰다. 사업 특성이 비슷한 영역을 묶어 시너지를 내고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당시엔 외식과 킴스클럽을 합쳐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었다. 외식 브랜드의 메뉴를 식자재 법인이 상품화하고 킴스클럽 같은 유통 채널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식품BG를 두 개로 분할하기로 한 것은 외식 사업과 하이퍼 사업의 성장세가 예상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은 BG 분리 기준을 연 매출 1조원으로 두고 있다. 외식과 하이퍼 부문 모두 1조원 규모 달성이 가시화되면서 분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특성이 다른 점도 분할 이유로 작용했다. 하이퍼는 산지 네트워크 확대, 온라인몰 구축 등 유통 인프라 투자에 집중해야 하고 외식은 브랜드 확장과 매장 운영 효율화가 핵심 과제다. 각 사업의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독립된 대표이사 체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하이퍼와 외식 부문 모두 사업 규모 확대와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각 영역을 연간 조 단위의 매출 규모로 육성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실행력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슈퍼도 1조로
실제로 이랜드그룹 하이퍼BG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하이퍼BG 산하 사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8700억원으로 전년보다 1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80%나 늘어난 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랜드그룹은 하이퍼BG가 올해 9000억~1조원 수준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랜드팜앤푸드는 산지 직거래 네트워크를 확대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킴스클럽은 간편식 사업과 킴스클럽몰 성장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선 하이퍼BG는 올해 산지 직거래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 경쟁력과 신선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서다. 단순히 거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산지 단계부터 품질을 점검하고 수요에 맞춰 물량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에 지난해 직거래 농가를 전년 대비 2배 늘린 데 이어 올해도 주요 품목별 산지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수박 산지를 40여 곳에서 50여 곳으로, 토마토 산지를 3곳에서 7곳으로 늘린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하이퍼BG는 올해 간편식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 HMR 사업의 매출액은 사업 첫해인 2019년 20억원에서 지난해 1001억원으로 6년 사이 50배나 성장했다. 외식 브랜드의 레시피를 이랜드팜앤푸드가 상품화하고 킴스클럽으로 유통시키는 구조로 상품 완성도와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자체 온라인 채널인 킴스클럽몰 성장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킴스클럽몰은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올해 2월 기준 매출이 오픈 초기 대비 6배 늘어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2주 내 재구매율도 평균 24%에 달한다. 올해는 우유, 계란 등 구매 주기가 짧은 신선 생필품을 강화해 재구매율을 더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외식 확장
이랜드그룹 외식BG 역시 성장세가 뚜렷하다. 이랜드이츠의 외형 매출은 2023년 3900억원, 2024년 5200억원, 지난해 63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 같은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효자' 브랜드는 애슐리퀸즈다. 애슐리퀸즈는 지난해 외형 매출 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랜드그룹 외식BG는 애슐리퀸즈를 80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다른 외식 브랜드의 매장 수를 확대해 올해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애슐리퀸즈는 올해 150개 매장, 매출 8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월 오피스 상권 내 평일 디너 와인룸과 같은 상권 맞춤 전략을 확대하는 한편 시즌 메뉴를 강화해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리 품질 표준화를 위해 단계적인 주방 자동화도 추진한다. 이미 홀에 AI 좌석 배정, 서빙 로봇 등을 도입해 운영 효율을 40% 가량 개선했다. 올해 초 마곡점에 도입한 홀 청소 로봇도 전 매장에 확산할 예정이다.

애슐리퀸즈 외 브랜드들은 가성비를 내세워 외형을 확장하기로 했다. 2024년 3월 론칭한 델리바이애슐리는 지난해 매출 500억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3.5배 성장했다. 킴스클럽 내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즉석 섭취 상품으로 입지를 넓힌 덕분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700억원으로 잡았다.
피자 브랜드 피자몰은 올해 신규 매장 20개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지난해 피자 단품만 취급하는 전문점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64% 뛰며 합리적 가격 전문점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로운 샤브샤브도 올해 20개점을 추가 오픈할 생각이다. 서빙 로봇과 테이블 오더를 도입한 신규 모델을 선보이며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식 뷔페 자연별곡은 매장별 상권 특성에 맞춰 매장 모델을 고도화 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번 BG 개편은 외식·유통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각 사업 영역의 책임경영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성장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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