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5억인가"...경기도 AI 복지의 역설 [영상]

정진명 기자 2026. 4.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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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수술 이력에 고혈압까지 앓고 있는 70대 후반 정윤희 씨.

지난해 봄,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쓰러졌던 정 씨를 구한 건 AI의 안부 전화 한 통이었습니다.

반면 경기도는 서울보다 더 많은 예산을 쓰면서도 대상자는 4분의 1 수준인 6,500명에 그치며, 65세 이상 노인에 한해서 AI말벗서비스 하나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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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올해 1인당 비용 서울比 ‘4.8배’ 공공기관 대행 탓에 고비용 발생
서비스·관리 체계도 ‘부실’ 지적…야간·특정 요일 무방비 상태 방치
전문가 “근거 기반 정책 마련해야”


암 수술 이력에 고혈압까지 앓고 있는 70대 후반 정윤희 씨.

지난해 봄,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쓰러졌던 정 씨를 구한 건 AI의 안부 전화 한 통이었습니다.

[정윤희 /AI 말벗 서비스 이용자]
“내가 배가 아파서 머리에서 발 끝까지 땀이 줄줄 흐르고 너무 아프더라고요. 화장실에 앉아있는데, (AI 말벗 서비스에게) 전화가 왔어요. 나 너무 아파서 전화 못 받아요 하고 끊었어요. 그냥. AI는 끊어지고 직접 사람 목소리로 전화가 들어왔어요.119 불러줄까요? 그래서 불러줘서 그날 바로 수술을 했어요. 탈장 수술을…”

이런 ‘생명줄’ 같은 성과 뒤에는 '구조적 예산 누수'라는 그늘이 숨겨져 있습니다.

서울시는 약 4억 9천여만 원의 예산으로 3만 명의 고독사 위험 시민을 돌보며, AI 전화는 물론 전기사용량 등 안전 관리까지 더한 4종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스마트 AI나 IoT를 활용해서 하는 안부 확인이 종류가 많아요. AI 스피커가 좋다고 해서 그거 쓰는 구도 있고. (65세 이상은) IOT 기기를 해서 안전 확인을 하는…”

반면 경기도는 서울보다 더 많은 예산을 쓰면서도 대상자는 4분의 1 수준인 6,500명에 그치며, 65세 이상 노인에 한해서 AI말벗서비스 하나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1인 당 예산으로 치면 서울은 1만 6천 원대, 경기도는 7만 8천 원 대입니다. 똑같은 기술에 4.8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셈입니다.

이유는 비효율적인 ‘사업 방식’에 있습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각자의 형편에 맞는 민간 업체를 직접 골라 계약을 맺습니다. 중간 단계를 없애 가격 거품을 뺀 겁니다. 하지만 경기도는 중간에 '사회서비스원'이라는 산하 공공기관을 거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기관 하나를 더 거치면서 예산의 성격은 변질됐습니다. 현장 복지에 쓰여야 할 혈세가 기관을 유지하는 '간접비'로 새 나가는 구조입니다.

그래픽. 유동수화백


실제 경기도의 올해 관련 예산은 5억 1,000만 원. 이 중 절반이 넘는 2억 6,140만 원이 사회서비스원의 인건비와 홍보비 등 간접비로 책정됐습니다.

[경기도사회서비스원 관계자 A]
“(올해 예산에) 전담 인력 인건비도 포함이 되어 있고요. 사업에 대한 홍보비라든가. 기타 운영 물품 구입비라든가. 행사 운영비, 회의비 이런 것들이 전반적으로 들어있어요.”

이처럼 예산 효율성이 극명하게 갈리는 건 서울시가 이 돈을 실질적인 ‘관제 업무’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주중 낮에는 사업 참여 업체가, 주중 밤과 주말에는 서울시복지재단이 계약한 전문 관제업체가 24시간 모니터링을 이어받고 공유합니다.

기술도 한 발 앞서갑니다. 지난 해 12월부터 단순히 AI의 전화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시민이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AI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양방향 소통’ 기술까지 도입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AI한테 전화할 수 있는 양방향 개념이라고 해서 그런 게 나왔어요. 원래는 기존의 ○○○만 쓰던 자치구에서 그것도 한 번 새로운 버전이 나왔으니까. 더 나은 것이 있으면 선택해야 될 필요성도 있잖아요.”

반면 경기도의 안전망은 철저히 행정 편의에 맞춰져 있습니다. 경기도의 AI 안부 전화는 월요일부터 목요일, 공무원 근무 시간에만 작동합니다.

이런 ‘반쪽짜리’ 행정의 배경에는 경직된 ‘단년제 계약'이 있습니다. 해마다 사업이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매몰되다 보니, 운영 기관은 적극적인 홍보보다는 정해진 목표 인원만 관리하는 데 급급합니다.

[경기도사회서비스원 관계자 B]
“올해 같은 경우에는 이미 작년에 서비스를 이용하시던 분들이 계속 이어져서 오시는 분들이 5천 400명이 되세요. 그 목표치는 예산이나 이런 게 늘어나지는 않아서 새로운 매체를 찾아서 이렇게 홍보할 계획을 가지고 있진 않고요”

이 같은 기형적인 구조와 관리 부실 문제는 이미 지난해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고준호 / 경기도의원 (2025년 11월 행정사무감사)]
“도에서 서비스원으로 줬고, 또 사회서비스원에서 ○○○○○로 주고 다단계 구조 인 거 같아요. 제가 쭉 살펴보니까. 사회서비스원은 지금까지 어떤 감독을 하셨습니까?”

[사회서비스원 관계자]
“저희가 사실 AI 사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미진했던 것 같습니다.”

서울보다 비싼 비용을 치르면서도, 정작 위기의 순간엔 작동하지 않는 ‘반쪽짜리 안전망’.

화려한 기술을 과시하기보다, 단 한 명의 어르신이라도 복지의 권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현장을 살피는 행정의 책임감이 시급합니다.


● 관련기사 :  [영상] "AI 말벗? 우린 몰라요... 홍보물은 구석에, 행정은 '뒷짐'" [AI말벗 서비스의 그늘 上]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23580439 

정진명 기자 jeans202@kyeonggi.com
김다희 PD heeda@kyeonggi.com
김종연 PD whddusdod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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