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또는 우리 내부서 문제 유발"... 정동영, '구성 핵시설' 논란 배후론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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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구성시 핵 시설 비밀 유출' 논란이 내부 갈등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논란을 일으킨 사람을 "우리 내부일 수 있다"며 사실상 동맹파 배후설을 꺼내 들면서다.
정 장관은 23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박인준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과의 회동 뒤 취재진을 만나 최근 논란에 대해 "(구성 우라늄 농축 시설은) 북한도, 우리도, 미국도 알고 뉴스에도 나왔는데 그것이 어떻게 기밀이냐"고 적극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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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과 대립해온 동맹파 그룹을 배후로 의심
국힘 "외교 자해행위"...鄭 해임 건의안 발의키로

'북한 구성시 핵 시설 비밀 유출' 논란이 내부 갈등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논란을 일으킨 사람을 "우리 내부일 수 있다"며 사실상 동맹파 배후설을 꺼내 들면서다. 동맹파는 정부 내에서 미국 등과 외교 협력을 강조하는 인사들을 말한다.
정 장관은 23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박인준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과의 회동 뒤 취재진을 만나 최근 논란에 대해 "(구성 우라늄 농축 시설은) 북한도, 우리도, 미국도 알고 뉴스에도 나왔는데 그것이 어떻게 기밀이냐"고 적극 반박했다. 이어 구성 핵 시설을 거론한 것은 "장관으로서 책임감 있는 경고"라고도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6일 국회에서 평안북도 구성시를 영변, 강선에 이은 제3의 북한 핵 시설로 지목했다. 미국은 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정보 유출에 해당한다고 판단, 이에 대한 항의로 한국에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날 정 장관은 미국의 대북 정보 제공 제한 사실을 언론 등을 통해 유출한 게 누구인지에 주목했다. 그는 "과거에도 간헐적으로 그런 (미국의 정보 제공 제한) 일이 있었지만 알려지지 않고 넘어갔다"며 "이렇게 논란을 키우는 게 재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국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걸 왜 (대외적으로 알려서) 분란을 일으키냐"고 반문하며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의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미국일 수도 있고, 우리 내부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이 언급한 '내부'는 정부 내 동맹파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정 장관을 필두로 한 자주파와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대표되는 동맹파는 대북정책 등을 둘러싸고 대립해왔다. 동맹파가 자주파를 견제할 목적으로 정 장관 발언에 대한 미국의 조치를 언론에 알린 게 아니냐는 게 정 장관의 의심인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정 장관을 두둔했다. 이 대통령은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말하며 외교안보 라인 내부 갈등이 논란의 원인이라는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정부의 한 소식통은 "어떤 배경에서 (미국의 정보 제공 제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정부 안에서도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야권에서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지나친 정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와 지난달 상임위원회에서 '구성'을 언급할 때는 왜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론으로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키로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 장관 발언이) 한미동맹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사태를 두고 볼 수 없다"며 해임안 발의를 공식화했다. 다만 해임건의안이 국회에 제출된다고 해도 의석수를 고려할 때 본회의 통과는 불투명해 보인다.
즉각적인 정 장관 경질 요구도 이어갔다. 장동혁 대표는 국회에서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 성일종 국방위원장,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정 장관 발언 관련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정 장관이 심각한 외교·안보 자해행위를 했다"며 정 장관에 대한 즉각 해임을 이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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