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문예계에도 ‘AI 창작 바람’ 거세다

권지혜 기자 2026. 4. 2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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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하 개막식 울산예총찬가
안남용 가상다큐 사진전
연극 ‘회전의자’ 소재 등
공연·전시·창작 전반서 활용
제도권 내 규제 필요성 제기
▲ 지난 3월말 열린 제8회 태화강 예술제 '예루하' 개막식에서 AI로 만든 울산예총찬가에 맞춰 개막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울산예총 제공
▲ 안남용 사진작가가 지난해 6월 열린 2025 뉴 푼크툼 기획전에 전시한 AI 활용 작품 '존재하지 않는 증언'.
▲ 안남용 사진작가가 지난해 6월 열린 2025 뉴 푼크툼 기획전에 전시한 AI 활용 작품 '존재하지 않는 증언'.

AI(인공지능) 시대 흐름에 울산 문화예술계에도 AI를 활용해 창작하거나 AI를 소재로 작품을 만드는 등 AI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I가 무분별하게 예술창작에 이용될 것을 우려하며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3일 울산예총 등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열린 제8회 태화강 예술제 '예루하' 개막식에서 선보인 울산예총찬가가 AI로 만들어졌다. 당시 참석했던 울산 예술인들은 AI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완 울산예총 사무처장은 "순수 AI가 만든 울산예총찬가에 춤과 영상을 만들어 입혔다"며 "기존의 울산예총찬가를 바탕으로 보다 더 역동적이고 힘 있으면서 요즘 트렌드에 맞춰 이색적으로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안남용 사진작가는 지난해 6월 열린 2025 뉴 푼크툼 기획전에서 AI를 활용해 제작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인 아이들과 군인들을 주제로 한 사진작품을 전시했다.

안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해당 작품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직접 목격하지 못한 사진가가 AI를 통해 만들어낸 가상의 다큐멘터리다. 실제 피사체도 카메라도 셔터도 없었지만 우리는 이 장면들 속에서 고통과 상처를 느낀다. 이 가상의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 전쟁의 진실을 실재보다 더 강하게 증언한다"고 말했다.

울산의 갤러리들도 AI로 기획서, 전시소개 글, 홍보물 등을 제작하고 있으며, 울산 작가들도 AI로 자료를 찾거나 삽화 이미지를 만드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울산문인협회는 AI 시대라는 흐름에 발맞춰 가기 위해 이달 들어 네 차례의 AI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AI가 작품 소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달 초 진행된 제29회 울산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극단 무의 '회전의자'는 AI 시대에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고물'이 '보물'로 재탄생하는 것처럼 인간도 보물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문화예술계에 AI 사용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미술인은 "AI가 편리함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정보가 잘못되거나 오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자칫하다 문화예술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며 "법과 사회적 책임에서 조금 멀어져있는 AI를 규제하는 방안이 빨리 마련돼야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안남용 작가도 "향후에는 AI, 디지털 카메라 등 도구보다는 작가가 어떤 생각과 의도로 이미지를 만들어냈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만 AI는 작가가 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지, 주체가 될 순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