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사 “월드컵, 이란 빼고 이탈리아 출전시켜야”
FIFA 회장에 출전 제안 파문
‘멜로니와 관계 회복 목적’ 분석도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2026 북중미(캐나다·멕시코·미국) 월드컵을 앞두고 스포츠 외교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민간영역 특사가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출전시키는 방안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 제안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
파올로 잠폴리 글로벌 파트너십 특사는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합류시킬 것을 제안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밀라노 태생으로 뉴욕 부동산 거물인 그는 “나는 이탈리아인이자 미국 시민권자로서 미국 땅에서 ‘아주리 군단(이탈리아 대표팀)’을 보는 것이 꿈”이라며 “월드컵 4회 우승국인 이탈리아는 대체 출전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잠폴리 특사는 특정 국가가 기권할 경우 FIFA가 갖는 대체국 선정 재량권을 활용해 이탈리아를 ‘와일드카드’로 투입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위로 본선에 진출한 이란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안전 문제를 이유로 미국에서 진행하는 조별리그 경기를 거부해왔다. 이란은 멕시코나 캐나다로 경기 장소를 변경해달라고 요구했으나 FIFA 측은 형평성 문제를 들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 대표팀을 환영하지만 현재 정세를 보면 미국 경기장에 서는 게 그들의 안전에 적절한지는 의문”이라며 사실상 불참을 압박한 바 있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최근 경색된 미·이탈리아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축구 외교’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전략적 카드”라고 FT에 전했다. 양국 정상은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으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레오 14세 교황을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멜로니 총리는 등을 돌렸다.
이란 출전 여부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자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15일 “스포츠는 정치와 분리돼야 하며 이란은 예정대로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테메 모하제라니 이란 정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국가대표팀은 모든 준비를 마쳤으며 기권은 결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경기 장소를 둘러싼 이란과 FIFA의 견해차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오는 6월 대회 직전까지 외교적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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