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동에서] 인천공항 통폐합, 효율인가 권력 재배치인가

이문웅 2026. 4. 23. 20:5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이문웅 작가·(동아시아 오딧세이) 저자

인천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수도권 확장의 흐름 속에서 성장해왔다. 이제 인천은 주변 도시를 넘어, 물류·공항·항만을 기반으로 한 국가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명실상부한 제2의 경제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 성장의 이면에는 분명한 구조가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대형 항만,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LNG 인수기지까지, 대한민국을 유지하는 핵심 기반시설이 이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 시설은 국가 전체의 효율을 높이는 대신, 소음과 환경 부담, 개발 제약이라는 비용을 지역에 남긴다. 인천은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국가 기능을 떠안아온 도시다. 다시 말해, 인천은 편익의 수혜지 이전에 비용의 집적지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제기된 인천공항 통폐합 논의는 단순한 조직 개편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 산하 공기업으로 이미 일원화된 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다. 통합을 이야기하려면, 지금보다 무엇이 얼마나 개선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러한 설명 없이 통폐합이 추진된다면, 이는 효율성 강화라기보다 권한의 재배치, 즉 중앙으로의 권력 집중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이번 논란 역시 단순한 정책 검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학재 전 사장을 공개적으로 질타한 것은 인천공항이 권한과 통제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 이전 기준 연간 약 2조6000억 원 매출을 기록하였다. 공항 면세점 매출은 약 3조 원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면세점 임대 수익 등을 기반으로 연간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사례도 있다. 이는 인천공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 구조를 가진 경제 플랫폼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막대한 성과가 지역사회로 어떻게 환원되고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재 구조에서는 공항 수익의 상당 부분이 중앙 재정이나 공사 내부 투자로 귀속되며, 인천에 직접적으로 돌아오는 몫은 제한적이다. 공항이 만들어내는 가치와, 지역이 감당하는 비용 사이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논쟁은 통폐합 여부가 아니라, 성과의 배분 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 공항 운영 구조를 바꾸는 것보다, 이미 창출되고 있는 매출과 이익이 지역과 어떻게 공유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정 비율의 이익을 지역 발전 기금으로 환원하는 제도, 공항 배후도시와 연계된 재투자 구조, 환경과 소음 부담에 대한 장기 보상 체계는 충분히 설계 가능한 정책이다. 차제에 더 많은 이익이 인천으로 환원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하다. 누가 운영하느냐가 아니라, 그 결과가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다. 통폐합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인천이 무엇을 잃게 되는가다. 특히 이미 상당한 국가적 부담을 감당해온 인천의 현실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권한 축소와 이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번 통폐합 논란은 플러스 정책이 아니라 마이너스 정책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문웅 작가·<동아시아 오딧세이> 저자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