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통합, 신산업 육성 동력 위축시켜

정부가 내부 논의 중인 인천국제공항 등 3개 공항 운영사 통합이 국가 항공 경쟁력은 물론 인천지역 산업 기반까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윤한영 한서대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는 23일 인천시청 소통회의실에서 열린 '공항공사 통합 진단과 인천공항 경쟁력 강화 토론회'에서 "인천공항 일극 체제로 항공 수요·노선이 집중돼 있다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지방 우대 배분 정책이 시행되면서 2017~2025년 지방공항 국제 성장률은 인천공항 대비 1.7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공항 운영사들이 통합되면 인천 노선이 지방으로 이전될 수 있다고 알고 있지만 노선 배분은 정부 권한"이라며 "지방공항의 국제 노선 유치 시 가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항공사 통합의 비효율성을 보여주는 해외 사례도 제시됐다.
영국은 1987년 런던 허브 공항인 히드로국제공항과 개트윅공항 등 5개 주요 공항을 통합했으나 공항 간 경쟁을 하지 않으면서 서비스 질이 떨어졌다.
공항 투자 우선순위를 두고 논쟁이 반복되면서 적기 인프라 확장에 실패하게 됐고, 결국 2009년 영국 경쟁위원회에서 강제 분할을 추진했다.
일본도 공항 노선 분산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허브 공항 경쟁력이 하락했고, 이에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윤 교수는 "인천공항은 연간 7000만명 이상 여객을 처리하는 세계 3위 수준 국제공항이자 아시아 핵심 허브"라며 "국가 관문 공항인 인천공항 노선을 훼손하거나 분산하는 것은 곧 국가 항공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공항 경쟁력 약화가 국가 항공산업은 물론 인천지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허인무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세계 주요 공항들이 확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은 수익 감소와 비용 증가라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때 2034년에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공사 통합으로 허브 공항 경쟁력을 상실하면 미주나 유럽 노선 이용 시 중국이나 일본을 경유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국민 이동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인천공항이 글로벌 거점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배후단지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통합으로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면 인천은 제조업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공항 기반 신산업 육성 동력도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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