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와 성찰]짜증도 잘 풀어야 건강해집니다
복음을 읽다 보면 나자로가 아주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죽었을 때 온 동네 사람들이 슬퍼할 뿐 아니라 예수님까지 눈물을 보이실 만큼 애정을 듬뿍 받았기 때문이다. 내가 죽으면 몇명의 사람들이 슬퍼할까? 모쪼록 성당 식구들과 가족은 슬퍼해주기를 기대해본다.
복음에 특별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평범한 인물이었을 나자로가 그토록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평범한 인생을 살아도 주위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준다는 것이다. 반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들도 있다. 신경질이 많고 짜증을 잘 내는 까칠한 사람들이다.
신경질은 신경 쓸 일을 스스로 사서 만드는 바람에 생긴다. 신경을 쓰는 것에는 한도가 있다. 그 한도를 넘어서면 정신적으로 마비가 와서 자신의 상태를 통제하기 어려워 신경질을 부리게 된다. 따라서 신경질을 안 내려면 신경 쓸 일을 줄이면 된다. 그런데 이게 잘 안된다.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은 믿을 수가 없어서 모든 일을 자신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짜증도 마찬가지이다. ‘왜 세상일이 내 뜻대로 안 되는 거야!’ 하는 강박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짜증은 타인이나 환경이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지 않을 때 일어나는 마음의 현상이다. 그러나 짜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에는 그 부작용이 너무 크다.
우선 짜증이 많은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 성공하기 어렵다. 짜증이 마음의 균형을 깨뜨리고 자기 페이스를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중추신경에는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그 일에 적합한 상태로 조정해주는 기능이 있는데, 짜증을 내면 이 기능이 약화된다.
1970년대에 활약했던 루마니아의 테니스 선수 일리에 너스타세는 정상급 실력에도 불구하고 짜증을 잘 내서 우승을 못했다고 한다. 성적에 연연하고 작은 실패에도 신경이 예민해지며 짜증을 잘 내는 아이들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할 확률이 높아진다. 정신병원에 입원할 확률도 높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관찰 결과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반면 성적은 중간 정도지만 털털한 아이들은 나중에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다.
짜증은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배우자가 매일 우거지상에 짜증을 부린다면 같이 살기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는 짜증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쉽게 짜증을 내는 습관을 고치려면 먼저 ‘일이 마음대로 안 돼서 속상한가 보구나’ 하며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어야 한다. 또한 인생에는 오르막길도, 내리막길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삶이란 원래 힘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짜증이 줄어든다. 상대방이나 자신에 대한 기대치도 낮출 필요가 있다. 자신이 거는 기대와 실제가 차이 나는 만큼 짜증이 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짜증은 아무 소용이 없다. 짜증을 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닌 이상, 짜증을 내는 것은 바보짓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해결되지 않는 일에 매달려 짜증만 내다 보면 결국 자기 마음만 다치고 주위 사람들까지 피곤하게 만든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안 될 때는 짜증 나는 생각을 따라가는 대신 그 생각을 내려놓고 무조건 나가서 바람을 쐬어야 한다. 그래야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
똑똑한 사람은 신경질을 부리거나 짜증 내지 않는다. 행복해지는 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사건건 신경질을 부리고 습관처럼 짜증을 내며 스스로 우울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신 행복을 선택하면 불행에 대한 궁극적인 방패막이를 얻게 되는 셈이다.
인생살이는 자질구레한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잘 풀고 살아야 건강도 지키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사랑도 받고, 죽은 후에 많은 사람들의 애도를 받을 수 있다. 만약 계속 신경질을 부리고 짜증을 내며 까칠한 인생을 산다면, ‘저거 죽지 않고 아직까지 살아 있네’ 하는 악담을 들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짜증 좀 내지 말자.

홍성남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소장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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