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돌아왔는데… 광명 사슴농장 탈출 소동
일주일 전 울타리 젖혀 7마리 도망
市-소방당국, 이틀 걸쳐 수색작업
사람 해칠 확률 낮지만 사고 위험
“찾아올 가능성… 포획작업 계속”

23일 낮 12시께 광명시 옥길동 사슴농장. 농장 뒤편에 있는 야산 초입은 사슴몰이를 위한 작전을 논의하는 공무원들과 소방대원들로 분주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일주일 전 사슴들이 탈출했다는 우리는 철조망 울타리가 밖으로 젖혀진 채 텅 비어있었다.
농장주는 “수사슴이 뿔로 울타리를 들이받아 틈이 생겼고, 틈새로 사슴들이 탈출했다”며 “작년 말에도 이런 적 있었는데 밥 먹을 시간이 되니까 사슴들이 자연스레 돌아와 따로 신고하지 않았다. 지금은 봄철이라 산 속에 먹을 만한 풀이 많아서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광명시 한 사슴농장에서 사슴 7마리가 탈출해 지자체와 소방당국에서 이틀에 걸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 동물원에서 탈출한 늑대와 달리 사슴은 공격성이 높지 않은 탓에 대응이 다소 지나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날 주변 농장의 신고 이후로 이날까지 이어진 사슴 수색 작업에는 인력 40여명(광명시청 20명·경기도소방재난본부 19명·수의사 1명)과 드론 등 전문 장비가 투입됐다.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40분께 농장 뒤 야산에서 드론으로 사슴 5마리를 포착했지만 이내 놓쳤다. 인기척에 놀란 사슴들이 산 깊숙이 숨어든 것이다. 광명시는 시민들을 상대로 ‘안전에 유의하고 사슴 발견 시 119나 시청으로 신고하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시의 우려와 달리 농장에서 탈출한 사슴은 꽃사슴 종류로 알려져 있으며, 늑대와 달리 공격성이나 사람을 해칠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꽃사슴은 초식동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사람을 해칠 확률은 극히 적다. 농작물을 뜯어 먹는 수준일 것”이라면서도 “사슴이 도심으로 내려올 경우 로드킬을 당하거나 혹여나 인명 사고가 날 수 있다. 일종의 딜레마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 전라남도 순천시에서는 아파트 단지에 출몰하는 사슴과 시민들이 별다른 충돌 없이 살고 있다. 일본 나라현은 사슴 공원이 현지 명소로 자리잡을 정도로 사슴과 시민의 공생이 자연스럽다.
시 관계자는 “사슴이 탈출했다는 소식이 널리 알려진 데다 시로 신고가 접수된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며 “사슴이 스스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포획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주영 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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