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수일여중, ‘질문’으로 행복한 배움... 학생 주도 탐구 수업 [꿈꾸는 경기교육]

박화선 기자 2026. 4. 2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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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교육부 ‘질문하는 학교’로 선정
지난해 선도학교 중 우수 운영교로 인정
전 교과 ‘질문 중심 탐구 수업 모델’ 개발
디지털 시민·삶의 문제 해결 프로젝트 운영
스스로배움프로젝트 전교생 1인 1주제 탐구
독서 기반의 융합 질문 교육 프로그램도

2026 교육현장을 가다 수원 수일여중

수원 수일여자중학교 전경. 박화선기자

수원특례시 장안구에 위치한 수일여자중학교는 ‘바르고 슬기롭고 아름답게’라는 교훈 아래,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수원지역 유일 여자중학교다.

수일여중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질문하는 학교’로 선정됐다. ‘질문하는 학교’는 교육부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 학생의 질문 역량을 효과적으로 길러주는 교수·학습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해 도입된 선도학교 사업으로 2024년 전국 초·중·고 120개교 선정으로 시작해 2026년 현재 전국 308개교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수일여중은 1년 차 성과 평가 결과에서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2년 차인 2025년에는 전국 교육부 선도학교 가운데 10개교를 대상으로 한 ‘우수 운영교’에 선정됐다.

■ 질문 중심 탐구 수업... 전교과 수업의 핵심은 ‘학생들 질문’

수일여중은 ‘질문으로 배움을 열고 세계를 만나다’라는 주제 아래 ‘질문으로 배우기’와 ‘질문하며 살기’라는 두 가지 운영 과제를 중점 추진해 왔다.

학교는 ‘모두의 좋은 삶을 위한 행복한 배움’이라는 비전 아래 질문을 학교 교육과정의 중심에 놓고 전 교과에 걸쳐 질문 중심의 탐구 수업 모델을 개발하고 실천해 왔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역사, 도덕, 체육, 미술, 음악, 기술·가정, 정보, 한문, 일본어 등 전 교과에서 교과 성취기준을 분석해 중요한 질문을 도출하고 이를 학생의 질문과 연계하는 학습자 주도형 탐구 수업을 운영했다.

수업은 학생들 질문이 핵심을 이룬다. 김춘수의 ‘꽃’을 배우는 국어 시간, 학생들은 먼저 각자 질문을 만든다. ‘꽃이 되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라는 질문을 만들고 질문에 대한 답을 모둠에서 함께 나눈다.

“꽃이 된다는 것은 서로에게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 같아”, “그런데 ’누가 내 이름을 불러다오’라고 말하는 건 아직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가 아닐까?”, “그렇다면 이 시는 서로가 서로를 특별한 존재로 인식해 주는 관계를 맺고 싶은 소망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등 시에 대해 질문과 답변을 나누는 학생들의 얼굴은 진지한 호기심과 흥미로 빛난다. 이런 과정 속에서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찾고 답을 찾는 주도적 역량이 자라난다.

수일여중 현관 모습. 박화선기자


■ 교과별 특성 살린 ‘독서-토론-쓰기’... 질문 중심 프로젝트

수일여중의 교실은 교과별 특성을 살린 독서—토론—쓰기 중심의 질문 중심 수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어과에서는 소설을 읽고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토론하고 비평문을 쓰는 활동을, 영어과에서는 원서 기반 Reading Circle에서 영어로 질문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질문과 삶을 연계하는 수업으로 ‘디지털 시민 프로젝트’, ‘삶의 문제 해결 프로젝트’ 등이 운영되고 실생활의 문제를 수학적 사고와 방법을 활용해 탐구하는 문제해결 프로젝트 등 교과의 원리에 기반한 다양한 질문 중심 프로젝트가 운영된다. 역사과에서는 ‘역사적 지식을 현재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학급에서 발생한 문제를 제자백가사상을 기반으로 해결하는 수업을 진행한다. 기술·가정 시간에는 ‘가족 갈등의 원인은 무엇이며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주제로 스스로 문제를 찾고 풀어가는 ‘가족 갈등 해결 프로젝트’가 이뤄진다.

‘질문하며 살기’ 과제의 대표적 교육활동인 ‘스스로배움프로젝트’에서는 전교생이 1인 1주제의 탐구 질문을 설정하고 3개월간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학생 주도적 탐구 프로젝트로 운영한 후 그 결과물을 보고서 및 포스터로 제작해 발표한다. 수학 문제 탐구, 과학 탐구, 역사 탐구, 지역사회 탐구, 진로 탐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질문을 찾고 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학습자 주도적 프로젝트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독서에 기반한 융합적 질문 교육과정은 대표적인 특색 교육과정이다. 교과별, 학년별 질문 중심 독서 토의 및 작가와의 만남 북콘서트를 운영해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질문을 생성하고 작가와 함께 답을 찾아가는 기회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김성우 작가와의 만남에서 학생들은 ‘인공지능에게 인간의 사고를 외주화하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학습에서 인공지능을 어느 정도로 활용해야 할까’와 같은 질문을 작가에게 던지고 답을 함께 찾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박정행 교장은 “중학교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암기식 교육보다 스스로 던진 질문을 통해 배움을 일상화하는 것”이라며 “질문은 호기심의 시작이고 소통의 시작이기 때문에 교육과정에 접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줌-in 
오윤주 융합교육부장 “스스로 묻고 답... 미래 찾기 위한 과정 필요”
수원 수일여중 오윤주 융합교육부장. 박화선기자

“질문하는 학교의 지향점은 스스로 질문과 답을 갖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의 미래를 찾아 설득하고 질문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오윤주 융합교육부장은 2013년 수일여중에서 4년동안 근무 후 다른 학교에 갔다가 3년 후인 2020년 초빙교사로 다시 돌아와 현재 6년째 근무 중이다.

오 부장은 수일여중에 대해 “12년간 혁신학교로 운영돼 오면서 공동체문화가 잘 형성돼 있는 학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공동체문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 ‘질문하는 학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질문하는 학교’가 되기 위해 오 부장은 물론이고 모든 교사들이 질문하는 방법을 배웠다. 질문중심 교육과정을 재구성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워크숍을 가졌고 모든 수업을 교과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교사들 간 협의를 거쳤다.

그는 “2024년 당시만 해도 교사들이 질문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어떻게 가르칠지를 고민했다”며 “교사들이 책을 정해 함께 공부하며 배워갔다”고 말했다.

그런 연구 과정을 거친 교사들은 학생들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1학년 때는 질문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다 보니 사실적이거나 억지스러운 질문 등이 많았지만, 2~3학년으로 성장할수록 질문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학생들의 질문은 패들렛을 통해 전교생이 공유했으며 1학년은 상급 학년의 질문을 보며 자연스럽게 배움을 늘려가는 효과까지 나타났다.

오 부장은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쓰도록 한다”며 “질문과 답들은 모둠별로 공유하고 발표 유도하는 방식으로 학습자의 주도성을 키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의 주도성을 살리는 교육에 학부모들도 호응이 크다”며 “졸업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해 입시체제, 수행평가 등 어떤 교육시스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칭찬을 고교 교사들로부터 들었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박화선 기자 hspar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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