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고용 추진에 노사 입장차…공정가치 논의 확산

이종욱 기자 2026. 4. 23. 18:4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협력사 7천명 직고용 발표에 현장 의견 분출
노조 “합리적 기준·소통 기반 보완 필요” 제기
▲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7일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7천여명을 직고용하겠다는 발표와 관련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22일 광양제철소 앞에서 열린 공정가치결의대회 모습.

포스코가 조업분야 협력사 직원 직고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예상됐던 노사갈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7일 조업분야 협력사 7천명을 순차적으로 직접고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2022년 첫 원고승소 판결이 난 뒤 지금까지 10차례의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이 진행중에 있으며, 지난 16일에는 3·4차 소송에서도 원고승소판결이 내려지는 등 노동관련법 환경변화에 따른 것이다.

즉 포스코는 지난 2022년 첫 패소 이후 진행 중인 소송 역시 판례에 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지난 3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등 노동관계법 흐름상 지리한 법적공방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담겼다.

그러나 지난 7일 협력사 직원 직고용 발표를 하자 포스코노동조합이 즉시 반발하고 나섰다.

포스코노조는 지난 8일 김성호 위원장이 유튜브 라이브채널을 통해 "사측이 이번 협력사 직원 직고용과 관련 노동조합과 단 한 차례의 협의도 없이 언론을 통해 알게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사측은 미래 발전을 위한 경영상의 판단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지난 10여년 간 무책임한 대응의 결과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포스코의 직고용 조치에 대해 △무조건적, 기계적 통합인 아닌 원칙적 공정한 가치에 기반한 통합이어야 하며, 무분별한 통합 반대 △기존 조합원 복지 및 인프라 경감 반대 및 직고용에 따르는 비용은 회사가 적전 책임 △직고용 변화를 교섭력 강화 기반 조성 등 3대 대응 원칙을 발표했다.

그리고 노조는 지난 22일 광양제철소에 이어 23일 포항제철소에서 '공정가치 수호 결의대회'를 갖고, 현장의 공정과 상식·노동의 가치 수호를 위한 투쟁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노조는 "현장의 충분한 공감과 소통 없이 사측이 일방적인 방식으로 7천여명 직고용 방침을 밝히면서 기존 조합원들의 박탈감과 상실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특히 오랜 시간 현장을 지켜온 조합원들의 숙련과 책임·자부심이 충분한 설명과 납득의 과정 없이 흔들리고 있으며, 이는 공정의 과정과 기준·현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노조는 '직고용비상대응반'을 가동하고, 공정가치 수호를 위한 예방적 대응과 조직적 투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직무 특성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구조 마련과 함께 기존 조합원들의 자부심과 사기를 지킬 수 있는 실질적 사기진작 방안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직무 특성과 책임·숙련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 접근은 새로운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현장의 질서와 구성원의 납득·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직고용이라는 중대한 결단을 내리기 전 이미 세부적인 검토가 있었을 것임에도 정작 기존 조합원들이 체감하는 복지 인프라 대책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결국 또 모든 희생을 조합원이 떠안는 구조라면 회사는 과연 무엇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복지와 인프라·사기와 자부심에 대한 보완책 없이 추진되는 일방적 결정은 현장을 더욱 흔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성호 위원장은 이날 메시지를 통해 "포스코를 오늘의 자리까지 떠받쳐 온 힘은 현장을 지켜온 조합원들의 숙련과 책임, 그리고 자부심이었다"며 "공정은 누구 한쪽의 희생 위에 세워질 수 없으며, 기존 조합원들의 땀과 헌신이 가볍게 취급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