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에 겨우 팔려”…지식산업센터 경매서도 찬밥

백주연 기자 2026. 4. 2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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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1576건 2.5배 폭증
업종 확대·LH 매입 등 대책에도
낙찰가율 52%대…제값 못 받아
경기도 성남시의 한 지식산업센터 모습. 연합뉴스

올해 1분기에 경매 시장에 나온 지식산업센터 매물 수가 늘고 낙찰가율은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분양과 공실에 허덕이는 지식산업센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입주 업종 규제 완화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매입과 주택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23일 경·공매 플랫폼 지지옥션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경매 시장에 나온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각 진행 건수는 1576건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20.8%(272건) 늘었다.

경매 낙찰가율도 줄곧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 61.63%였던 전국 지식산업센터 경매 물건의 매각가율은 2분기에 59.43%로 60%선이 깨진 후 3분기(53.33%)와 4분기(53.57%)를 거쳐 올해 1분기에는 52.50%까지 떨어졌다.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경매 진행 건수도 지난해 1분기에는 467건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1338건으로 1년만에 3배 이상 늘었다. 반면 낙찰가율은 1년새 61.23%에서 53.20%로 8%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A시행사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낙찰가율이 50% 아래로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라며 “개인 투자자들은 반값에라도 털고 나오면 선방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식산업센터가 경매 시장에서도 찬밥인 이유는 공실 문제가 심각해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거치며 저금리를 이용한 투자 열풍이 불며 공급이 크게 늘었으나 금리가 인상되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폐업하는 입주 기업들이 늘어 공실률이 높아졌다.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수도권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률은 55%를 기록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수도권에 공급된 65개 사업장의 평균 미분양률은 약 37%로, 서울마저 43%에 달한다.

지방에 비해 사정이 나은 서울 지역 지식산업센터 경매 진행 건수도 지난해 4분기 265건으로 4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242건으로 전분기(265건)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낙찰가율이 60.5%로 1년 전(64.3%)보다 낮아졌다.

정부가 나서서 지식산업센터 공실 관련 대책을 마련했으나 ‘언 발에 오줌누기’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부는 지식·정보통신산업의 범위를 기존 78개에서 95개로 확대하는 내용의 시행령을 5월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식산업센터 산업시설에는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산업 등의 업종만 입주가 가능한데, 이 업종의 범위를 기존 78개에서 95개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LH를 통해 지식산업센터를 매입해 기숙사 등 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목표 물량이 많지 않은 데다 핵심지에 위치한 곳들을 중심으로 매입할 예정이어서 외곽 등 수요가 적은 곳의 공실 해결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산업센터 사업을 해온 B신탁사 관계자는 “5월부터 입주 가능한 업종이 늘어나고 정부에서도 매입하겠다고 한 만큼 상권이 살아있는 역세권 핵심지에 있는 경매 물건은 그나마 팔리는 상황”이라며 “서울에서도 외곽이나 비역세권 매물은 수요가 없어 계속 경매로 나오는 물건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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