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기업 ‘성과급 논란’, 상생의 이익 배분을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두 반도체 기업이 올해 수백조원대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어떻게 배분할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두 회사의 정규직 직원들은 1인당 수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들도 상당한 규모의 배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회사의 이익 창출에 기여하고도, 많은 하청업체 직원들은 성과 배분에서 소외되고 있다.
23일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37조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2천억원에 이르렀다. 두 기업의 영업이익은 연간으로는 각각 200조원, 3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 기업 역사에서 보기 드문 성적표다. 인공지능(AI) 호황이 중요한 배경이지만, 회사가 대규모 선제 투자를 하고, 그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음도 분명하다. 통상 기업이 창출한 이익은 크게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투자, 주주 배당, 임직원 보상이라는 세 축으로 나뉘어 배분된다.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인 장치산업인 만큼 재투자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한다. 최근 들어 주주 환원을 늘리고, 임직원 성과급을 확대해온 것도 시대적 추세를 반영한다.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직원 성과급으로 배정한 것은 놀라운 실적을 일궈낸 데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한 것 역시 노조 입장에서 제기할 수 있는 협상 카드다.
문제는 이런 이익 배분의 장에서 하청업체 직원들은 거의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수익성을 높이고자 고위험·고강도 업무를 중심으로 상당수 업무를 하청업체로 외주화해왔다. 반도체 기업도 마찬가지여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사업장 내 ‘소속 외 근로자’는 각각 21.6%, 30.1%에 이른다. 이들은 불황기엔 가장 먼저 해고 위협에 노출되고, 호황기에도 정당한 성과를 누리지 못한다. 하청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안전 인센티브’나 ‘임금 공유제’가 존재하지만, 지급 규모가 작아 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하청업체의 인력과 기술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하청업체와 그 노동자들도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상생형 보상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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