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으로 일깨운 미지의 세계…멈추면 보이는 것들
회화·입체 작업 교차…서로 다른 새로운 시각적 대화
‘보이지 않는 것’·‘인식되지 않는 것’ 확장된 감각 형성




서로 다른 지역과 매체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익숙한 세계를 색다른 감각으로 재구성한 전시를 선보인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24일부터 5월11일까지 윤세영·오세린 2인전 ‘조금 다른 세상에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역 작가×타지 작가 1대1 매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해 ‘강운, 박선희: 푸른 숨’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프로젝트다.
광주와 서울, 서로 다른 지역과 작업 방식을 지닌 작가를 연결해 새로운 시각적 대화를 이끌어내는 데 목적을 둔다.
윤세영과 오세린은 각각 회화와 입체 작업을 기반으로 작업해왔지만, 보이지 않거나 인식되지 않는 세계를 탐색해왔다는 점에서 접점을 이룬다.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이어진 두 작가의 시선은 전시 공간 안에서 교차하며, ‘조금 다른 세상’이라는 하나의 감각적 풍경으로 확장된다.
전시장에는 외계 행성이나 심해, 동굴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가 펼쳐진다. 이러한 장면은 상상의 풍경에 머무르기보다, 우리가 일상에서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세계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회화와 입체라는 상이한 형식은 같은 공간 안에서 맞물리며, 관람객이 공간을 따라 이동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 다른 감각을 연속적으로 경험하도록 이끈다.
윤세영은 소리와 호흡, 리듬 등 비가시적 요소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생성지점’ 연작에서는 삶과 죽음의 양면성을 상징적 풍경으로 풀어내며, ‘리듬’ 연작에서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팽창과 수축, 진동의 흐름을 화면 위에 구현한다. 장지 위에 석채와 분채, 흑연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방식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을 물질적으로 드러내고, 푸른 색조의 화면을 통해 우주를 연상시키는 확장된 감각의 풍경을 형성한다.
오세린은 원본과 복제, 실제와 가상, 인간과 자연 등 이분법적 구조에 주목하며 그 경계가 어긋나는 지점을 탐색한다.
‘낙동강 열목어’ 사례와 같이, 인간이 구분해온 기준이 유효하지 않았던 상황에 대한 관심은 심해 생태계나 광물을 떠올리게 하는 입체 작업으로 이어졌다. 금속과 도자의 물성을 결합한 조형물은 익숙한 인식 체계를 비틀어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유도한다.
전시는 이처럼 ‘보이지 않는 것’과 ‘인식되지 않는 것’이라는 공통의 관심을 바탕으로, 또 다른 현실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현실을 재현하는 걸 넘어 관람객이 스스로의 인식 기준을 돌아보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편 오는 29일 오후 3시에는 두 작가가 참여하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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