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조선학교 아이들 차별 안 돼"…'아동기본법 적용'에 손잡은 전 세계 시민단체들
"아동권리협약 위반, 아동기본법 스스로 부정"
"반인륜적 행위 떠나 어른으로서 할 짓 아냐"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유럽 지식인들과 시민단체들이 23일 일본 도쿄에 모여 "조선학교를 아동기본법 적용과 고등학교 무상 교육 지원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유엔(UN) 산하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시정 권고에도 "일본 정부가 차별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국·일본·미국·유럽·호주 연합 시민단체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국제 네트워크'는 이날 일본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집회를 열고 '일본 아동기본법의 조선학교에 대한 적용을 요구하는 세계 시민 서명'을 일본 문부과학성과 어린이가정청에 전달했다. 서명 운동에는 약 4만5,000명이 참여했다. 일본 시민단체 '조선학원을 지키는 전국 네트워크'의 후지모토 야스나리는 "일본 사회와 일본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일본에서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고 외쳤다.
일본은 2023년부터 모든 아동의 인권 존중과 차별 금지, 교육권을 규정한 아동기본법을 시행했는데, 조선학교 학생들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상윤 조선학교와함께하는시민모임봄 상임대표는 "조선학교 학생들만 보호받아야 할 아동에서 제외하는 건 유엔 아동권리협약 당사국인 일본이 국제 기준을 위반하는 것이며, 아동기본법을 스스로 부정하는 차별"이라고 성토했다.

일본 정부의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은 2010년부터 이어졌다. 민주당(현 입헌민주당) 정부였던 2010년 고교 무상 교육 정책을 시행했는데, 조선학교만 제외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와 북핵·미사일 개발이 그 이유였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복구 지원 대상에서도 조선학교를 제외했고, 2019년 유아 교육·보육 무상 지원 정책에서도 배제했다. 코로나19 사태 때 시행한 각종 지원 대상에서도 빠졌다.
인종차별철폐위원회를 비롯한 각종 인권기구의 숱한 시정 권고에도 지원 배제가 이어지자 일본 사회에선 "특정 집단을 배제한 구조적 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독일에서 온 재독조선학교후원회의 유재현씨도 "과거 정치의 책임을 아이들에게 전가하는 건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아이들은 책임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의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 흐름에 따른 배외주의 정책의 일종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집회에 참석한 기시 마키코 입헌민주당 의원은 "현 정권에서 배외주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아이들을 지켜야 하는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온 재미동포 김미라 우리학교와함께하는동포모임 사무국장은 "아이들에 대한 억압은 반인륜적이고 인권을 무시하는 행위이며, 이 모든 걸 떠나 어른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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