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이재명 대통령 복심 김용, 6·3 재보궐 공천 둘러싼 민주당 ‘명청 갈등’ 재연 조짐

더불어민주당이 6·3 재보궐선거 공천 국면에 접어들며 다시 한 번 거센 계파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이번 내홍의 진원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전략공천 여부다. 대장동 의혹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두고, 지도부의 '공천 불가론'과 친명(친이재명)계의 '보호론'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잠잠했던 '명청(정청래계-이재명계)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결국 이번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선의 결과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인 동시에, 민주당 내 '정청래 체제의 굳히기냐, 친명계의 당권 탈환이냐'를 결정짓는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공천권과 당권을 선점하려는 양측의 양보 없는 기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른 민주당의 계파 지형 재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냉정'…"선거 승리 위해 국민 눈높이 맞춰야"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대표를 필두로 한 당 지도부는 김용 전 부원장의 공천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기류다. 정 대표는 최근 경남 통영시의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선거의 핵심 전략은 국민 눈높이와 승리의 관점"이라며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이는 김 전 부원장이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조승래 사무총장 역시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많지 않냐는 의견이 강하다"며 사법 리스크가 전체 선거판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지도부 내에서는 김 전 부원장의 공천이 확정될 경우, 야당에 '방탄공천'이라는 빌미를 제공해 수도권 접전지 승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견해가 대체적이라는 전언이다. 특히 공천 실무라인에서도 중도층 이탈과 역풍 가능성을 우려하며, '무죄 확정' 이후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용 "공개 찬성 의원만 23명" 반격… 친명계 "정치검찰에 굴복해선 안 돼"
하지만 김용 전 부원장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23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저의 전략공천을 공개적으로 찬성한 분이 23명이나 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분은 조승래 총장과 김영진 의원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그는 자신의 기소를 '정치검찰의 조작'으로 규정하며, 민주당이 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를 추진하면서도 자신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은 '자기부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영교 의원과 조정식 정무특보 등 중진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당내 우군이 충분함을 과시했다. 김 전 부원장은 "안산갑이나 하남갑 등 당이 결정해주는 곳에서 검찰 독재에 맞서 싸우겠다"며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다.
친명계 의원들 또한 김 전 부원장 엄호에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 김현 의원은 "김용은 선당후사한 사람으로 당이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전현희 의원은 "정치검찰의 논리를 그대로 끌어와 출마를 제한하는 것은 정의에 어긋난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경기도당 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은 "김용의 출마를 반대하는 자들은 정치검찰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며 수위를 높였다.
◆재보선 공천 갈등의 핵은 '명청대전'
이 같은 친명계의 집단 반발은 단순히 측근 한 명을 구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선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측근들이 줄줄이 사법 리스크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김 전 부원장이 무너질 경우 그 여파가 어디까지 번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이 오는 전당대회를 앞둔 권력 재편 구도와 맞물리며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전북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정청래 대표 측인 이원택 의원(전북 김제·부안)이 승리한 것을 두고 친명계 최고위원들이 반발하며 안호영 의원 단식 농성장을 찾는 등 이미 양측의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친명계는 "김용은 사법 리스크를 이유로 막으면서, 의혹이 있는 이원택은 왜 보호하느냐"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 이원택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지지자들의 식사 비용과 음주 비용을 대신 결제했다는 이른바 '제3자 대납' 의혹이 불거졌으나, 당 지도부는 감찰을 통해 '혐의점 없음' 또는 '증거 부족' 판정을 내리고 공천을 확정지은 바 있다.
한편 이날 김용 전 부원장이 "대법원 판결을 받고 나오라고 당이 결정한다면 따르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으나, 전략공천을 둘러싼 당내 신경전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방송에 출연해 "현재 민주당의 내홍은 표면적으로는 공천 기준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지방선거 이후의 민주당을 누가 지배하느냐'는 권력투쟁"이라며 "정청래 대표는 중도 확장을 통해 자신의 대권가도를 닦으려 하고, 친명계는 대통령과의 일체성을 강조하며 당의 선명성을 유지하려 한다. 이번 재보선 공천 결과는 8월 전당대회의 '풍향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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