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잔혹사' 사라질까…코너스톤투자자 제도 국회 통과

백유진 2026. 4. 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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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이상 보호예수 기관에 증권신고서 전 사전배정 허용
사전수요예측도 도입…공모가 밴드 설정부터 시장수요 반영

기업공개(IPO) 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꼽혀온 '공모주 잔혹사'를 막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장기 투자자를 미리 확보하고, 공모가 산정 방식을 개선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코너스톤투자자 제도다. 코너스톤투자자 제도는 6개월 이상 보호예수를 약속한 기관투자자에게 증권신고서 제출 전에 공모주를 사전 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주식을 오래 보유할 기관투자자를 상장 전에 미리 확보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증권신고서 제출 전까지 청약 권유나 승낙이 원칙적으로 제한됐는데, 개정안은 이 규제의 예외로 코너스톤투자자 제도를 도입했다. 단기 매매 목적의 기관보다 장기 보유 성향의 기관을 먼저 확보해 IPO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상장 직후 급격한 주가 하락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간 국내 IPO 시장은 단기 차익을 노린 자금이 몰리면서 공모가가 기업의 중장기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상장 당일 주가가 급등한 뒤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가 밀리는 이른바 '공모주 잔혹사'가 반복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금융위는 "코너스톤투자자 제도는 중·장기 안정적 기관투자자의 사전 확보를 통해 해당 IPO에 대한 투자자 신뢰의 형성을 돕고, 공모주 잔혹사 문제를 완화시켜 건전한 IPO 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하위규정 개정을 통해 이해상충 방지 장치도 함께 설계할 예정이다. 주관사의 계열 운용사 등 이해관계가 얽힌 곳은 코너스톤투자자로 선정할 수 없고, 주관사가 코너스톤투자자에게 금전을 제공하거나 다른 IPO 건의 물량 배정을 약속하는 행위 등 직·간접적인 이익 제공을 금지할 전망이다. 또 사전배정 물량은 개인투자자 배정분(25%)이 아니라 기관투자자 배정물량 중 일부를 배정해 기관투자자-개인투자자 간 형평성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개정안에는 사전수요예측 제도도 담겼다. 주관사가 희망 공모가 밴드를 확정하기 전 단계에서 기관투자자의 수요를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현행법에서는 증권신고서 수리 전에 주관사가 기관투자자에게 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희망 가격·수량을 타진하면 위법 소지가 있었다. 공모가 밴드를 먼저 정해놓고서야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였던 셈이다. 

개정안은 이 규제의 예외를 인정해 주관사가 밴드 설정 단계부터 시장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초기 가격 산정 단계에서 실제 투자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만큼 공모가 산정의 합리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개정안은 공포 6개월 후 시행한다. 사전 정보 제공 과정에서 지켜야 할 행위 규제와 코너스톤투자자 배정 상한, 이해상충 방지 체계 기준 등 세부 내용은 시행령과 하위 규정 개정을 통해 확정한다. 금융위원회는 기관·개인투자자, 주관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 하위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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