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녹자…방수되는 깃털 안 난 아기 펭귄, 쫄딱 젖어 ‘집단 동사’

김지숙 기자 2026. 4. 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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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남극 황제펭귄의 멸종위기 등급을 두 단계 상향한 가운데, 최근 5년간 서남극 지역 황제펭귄의 개체 수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세계자연기금은 4월25일 '세계 펭귄의 날'을 맞아 남극 생태계의 대표 종인 황제펭귄의 멸종위기 상황을 전했다.

세계자연기금은 "위성 관측 결과를 보면,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서남극 지역 황제펭귄의 개체 수가 약 22%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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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황제펭귄 개체 수 최근 5년간 22% 급감”
남극에서 걷고 있는 황제펭귄과 새끼들. Klein & Hubert/세계자연기금 제공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남극 황제펭귄의 멸종위기 등급을 두 단계 상향한 가운데, 최근 5년간 서남극 지역 황제펭귄의 개체 수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요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 감소와 번식 실패가 꼽힌다. 황제펭귄은 생애 대부분을 해빙 위에서 보내는데, 깃털이 충분히 자라나지 못한 새끼 펭귄들이 바다에 내몰리면서 폐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세계자연기금(WWF)은 다음 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제48차 남극조약협의 당사국회의(ATCM48)에서 황제펭귄을 ‘특별보호종’(Specially Protected Species)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남극조약협의 당사국회의는 남극의 평화적 이용, 과학 연구, 환경보호에 대한 주요 정책을 협의·의결하는 정부 간 회의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5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황제펭귄의 특별보호종 지정은 앞선 47차 당사국회의에서도 여러 당사국의 지지를 받았지만, 최종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한 바 있다.

해빙에서 이동 중인 황제펭귄 무리. Aflo/세계자연기금 제공

이날 세계자연기금은 4월25일 ‘세계 펭귄의 날’을 맞아 남극 생태계의 대표 종인 황제펭귄의 멸종위기 상황을 전했다. 지구 상에 서식하는 펭귄은 총 18종으로, 갈라파고스 펭귄을 제외한 모든 종은 남반구에 서식한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종인 황제펭귄은 영하 50도 아래의 추위에서도 체온을 유지할 정도로 혹한에 완벽하게 적응한 동물이다.

황제펭귄은 평생 땅을 밟지 않는 유일한 새로서, 짝짓기·산란·육아 등을 해빙 위에서 해결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해빙이 빠르게 줄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해빙은 바닷물이 얼어서 형성된 얼음으로 2016년 이후 극 지방 해빙은 면적과 지속 시간 모두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특히 남극 벨링하우젠 해 중부 및 동부 지역에서는 황제펭귄 번식지 5곳 중 4곳의 해빙이 완전히 녹아 새끼 펭귄 수천 마리가 폐사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남극 도슨-램턴 빙하에서 눈 폭풍 이후 혹한을 견디는 황제펭귄과 새끼들. Fritz Pölking/세계자연기금 제공
남극 도슨-램튼 빙하에서 배를 바닥에 대고 누워 있는 황제펭귄. Fritz Pölking/세계자연기금 제공

통상 펭귄이 번식에 성공하려면 4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얼음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펭귄들은 3월 말~4월에 선호하는 번식지에 도착해 5~6월 알을 낳는다. 알은 남극의 겨울인 8월에 부화하는데, 수컷들은 새끼가 태어날 때까지 약 65일간을 발 위에 있는 주머니에 넣고 알을 품는다.

이렇게 태어난 새끼는 12월부터 이듬해 1월이 돼야 검은 방수 깃털을 갖추고 헤엄칠 정도로 자라는데 그 전에 물속에 빠지면 체온을 유지하지 못해 동사하거나 익사하게 된다. 세계자연기금은 “위성 관측 결과를 보면,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서남극 지역 황제펭귄의 개체 수가 약 22%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탓에 세계자연보전연맹도 지난 9일(현지시각) 멸종위기 생물 종을 나열한 ‘적색목록’에서 황제펭귄을 ‘준위협’(NT)에서 ‘위기’(EN) 등급으로 두 단계 상향했다. 과학자들은 남극 황제펭귄을 54개 무리 25만6500마리로 추정(2020년)하고 있는데, 이번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황제펭귄 개체 수가 2073년까지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자연기금은 “펭귄은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지표종으로 이들의 변화는 곧 남극 생태계 전반의 건강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면서 “다음 달 11일부터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남극조약협의 당사국회의에서 황제펭귄의 특별보호종 지정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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