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절반, ‘PBR 1배 미만’

김동섭 2026. 4. 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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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차등 기준으로 밸류업 실효성 높여야

[대한경제=김동섭 기자]국내 상장사 절반 가까이가 장부가치보다 낮게 거래되는 이른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저평가 상태로 확인됐다. 업종별 차등 기준 등을 통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코스닥 집계 종목 2496개 중 1169개사(46.8%)의 주가가PBR 1배 미만으로 나타났다. 0.3배 미만의 초저평가 종목도 133개에 달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으로, 1배 미만이면 시장에서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한다. 저PBR 종목이 많다는 것은 아직도 실질 가치를 주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저평가의 배경으로는 낮은 주주환원과 상속·증여세 구조가 있다. 기업이 이익을 배당 등을 통해 주주에 돌려주기보다 사내에 쌓아두면서 순자산이 불어나 PBR이 낮아지는 것이다. 또 주가가 낮을수록 상속·증여세 부담이 줄어드는 현행 세제 구조가 저평가 상태를 방치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렇다보니 최근 국회에서 제도개선에 나섰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PBR 0.8배를 밑도는 상장사에 대해 상속·증여세 산정 시 시가 대신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2개 사업연도 연속 PBR 1배 미만 상장사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미이행 시 1억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내놨다.

업종별 저PBR 현황을 보면, 규제나 산업구조상 수익성 대비 자산 규모가 비대한 금융ㆍ건설업 등에 집중됐다. 신한지주(0.88배)·우리금융지주(0.76배) 등 대형 금융사와 GS건설(0.80배)·DL이앤씨(0.86배) 등 건설사가 대표적이다.

반면 방산·바이오·로봇 등 업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09배)·알테오젠(70.02배)·레인보우로보틱스(87.10배) 등 높은 PBR을 기록했다.

법조계 한 전문가는 “금융업처럼 법령상 안전자산 보유 의무나 구조적 저성장으로 수익성이 제한된 업종은 PBR 1배를 넘기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건설업도 공사 지급보증처럼 장부에 당장 잡히지 않더라도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우발 부채가 많아 시장이 주가를 보수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반면 바이오나 로봇처럼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수익이 기대되는 업종은 현재 자산이 적어도 기대감이 PBR을 끌어올리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업종의 성격을 무시하고 PBR 1배를 일률 기준으로 삼아 평가하고 제재를 가하면 구조적으로 1배를 넘기 어려운 업종 전체가 페널티를 받는 셈”이라며 “금융, 자동차, 건설 등 업종별로 같은 외생 변수에 노출된 기업들끼리 비교해 업종별 표준 PBR을 설정하고, 해당 업종 평균의 70% 미만 기업을 매년 솎아내는 방식으로 차등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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