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당한 필리핀 계절노동자 재입국···대응 시작되자 피해규모 계속 늘어

계절근로를 하다가 인력업체에 의해 임금을 체불당한 이주노동자 피해사례와 피해금액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강원 양구군에서 계절노동자로 일하다 임금을 체불당한 이주노동자 91명 중 70여명이 최근 재입국해 임금을 돌려받기 위해 공동대응 중이다. 필리핀 국적의 피해자들은 2023년부터 2024년 여름까지 양구군에서 계절노동자로 일했는데, 취업알선 업체가 이들의 임금을 가로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현재 이 사건을 조사중이다.
임금체불 상태로 출국했던 피해자들이 속속 재입국하면서 추가 피해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최정규 법무법인 원곡 변호사는 “새롭게 피해 사실을 밝히고 대응에 나선 피해자가 184명”이라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재입국 등에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생각해 피해를 밝히지 못했던 계절노동자들이 정부의 재입국 허가 결정 이후 피해 사실을 알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피해자가 늘면서 이 사건 피해액도 크게 늘었다. 최초 대응에 나섰던 피해자들이 받지 못한 임금규모는 약 2억원 수준이었다. 추가된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피해금액만 약 3억3000만원에 이른다. 경찰이 추산하는 피해자 수는 약 900명, 피해액은 총 12억원 규모다.
피해자들이 재입국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재입국을 위해 법무부에 ‘특별 체류자격’을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지난 1월 “농장주 추천을 받아야 입국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 피해자들이 임금체불에 책임이 있는 농장주로부터 재차 추천을 받아 입국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런 사연이 경향신문 보도(2026년 3월4일자 11면)를 통해 알려지자 사회대개혁위원회가 법무부와 협의에 나섰고, 법무부는 결국 피해자들에게 단기비자(C-3)를 제공해 재입국을 허용키로 했다.
최 변호사는 “지난 정권에서 계절노동자 수를 크게 늘렸지만 입국 등 과정에 (인력업체 등)중간 브로커가 개입할 여지가 크고, 각 지자체들도 관련 준비가 미흡했다”며 “계절노동자 비자 제도를 이참에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계절노동자들이 일하다 피해를 당해도 당장 의사소통이 어려워 신고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농가 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인권침해가 반복되는 상황을 정부가 방치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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