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뚫고 북극탐사, 지하 1000m 암흑물질 탐색"…과학의 날 수상자들이 전한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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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성과 뒤에는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외환위기 속에서도 북극 탐사를 이어간 연구자, 북한 위성 사진의 수수께끼를 탈북자 인터뷰로 풀어낸 인공지능(AI) 과학자, 지하 1000m에서 보이지 않는 입자를 기다리는 물리학자.
과총 관계자는 "과학기술인의 성과는 수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며 "사람의 이야기로 과학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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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성과 뒤에는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외환위기 속에서도 북극 탐사를 이어간 연구자, 북한 위성 사진의 수수께끼를 탈북자 인터뷰로 풀어낸 인공지능(AI) 과학자, 지하 1000m에서 보이지 않는 입자를 기다리는 물리학자. 올해 과학의 날 수상자들이 전한 연구 현장의 이야기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2026년 과학의 날 훈·포장·표창 수상자 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연구 성과 뒤에 숨겨진 도전과 서사를 발굴했다고 23일 밝혔다.
과학기술훈장 도약장을 받은 남승일 전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한국인 최초로 북극의 과거 기후변화 연구를 시작한 인물이다. 북극 탐사를 17차례 주도하며 빙상 붕괴와 거대빙하 존재, 심해 기수 환경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연구 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연구를 놓지 않았다.
같은 상을 받은 이우영 연세대 특훈교수의 이야기는 연구와 교육의 선순환을 보여준다. 이우영 교수가 지도한 석사과정 학생이 실험 중 발견한 미세한 이상 신호가 수소센서 연구로 발전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학생은 이후 포항공대 교수로 성장했다.
과학기술훈장 혁신장을 받은 차미영 KAIST 교수는 AI로 가짜뉴스와 빈곤 같은 사회 문제를 풀어온 연구자다. 위성 사진만으로 북한 지역의 경제 수준을 파악하는 연구를 하던 중 AI가 영상 속 특정 패턴을 해석하지 못하는 문제에 부딪혔다.
실마리는 탈북자 인터뷰에서 나왔다. "태양광 패널이 많이 보이는 곳이 잘사는 동네"라는 현지 경험담으로 AI가 위성 사진에서 읽어내지 못하던 부유함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었다. 차미영 교수는 "어떤 알고리즘도 스스로 깨달을 수 없는 결정적 단서였다"고 말했다.
과학기술포장을 받은 이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부연구단장은 강원도 예미산 지하 1000m 실험실에서 암흑물질을 찾고 있다. 그는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해 지구에서 가장 조용한 곳을 찾아 들어가 보이지 않는 입자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기초과학 연구가 가진 인내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대통령 표창을 받은 김희식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센터장은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 실험실 수준이던 바이오유화제를 단기간에 대량 생산해 방제 현장에 투입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실험실 기술이 현장에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과총은 이번 조사에서 수상자들의 이야기에 오랜 시간 연구를 이어가게 한 집념, 뜻밖의 전환점, 사회와 연결된 과학의 가치라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과총 관계자는 "과학기술인의 성과는 수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며 "사람의 이야기로 과학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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