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상한제 없애라” 勢과시 나선 삼성전자 노조…총파업 예고에 여론 ‘싸늘’

전종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cap@mk.co.kr) 2026. 4. 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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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성과급 40조” 요구에
소액주주 20여명 맞불 집회
노조 “장기 파업 시 30조 손실” 압박
사측 “경쟁사보다 더많은 보상 제안”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 가처분 신청도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5월 총파업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이날 오후 1시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결의대회에는 경찰 추산 3만여명, 노조 추산 3만9000여명이 참석했다. 노조에 따르면 당초 예상 참여 인원인 3만7000여명을 넘어섰다.

노조는 줄곧 회사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성과급 제도 투명화와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오며 사측과 벌인 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경쟁사보다 더 많은 보상안을 제안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후 증권가에서 전망한 연간 영업이익은 300조원으로, 노조가 요구하는 반도체 직원들의 성과급 규모는 최대 45조원에 이른다.

노조는 이번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사측이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가입자는 현재 7만4000여명 수준이며,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의 첫 과반노조가 됐다. 앞서 고용노동부의 확인 절차를 거쳐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했다.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열린 대한민국 주주본부 관계자들이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4·23 투쟁 결의대회’를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주주로 이뤄진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소속 일부 회원 20여명은 이날 결의대회 장소 인근에서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지나치다며 맞불 격인 반대집회를 열기도 했다.

현장에 모인 주주들과 지역 주민들은 반도체 호황기를 맞은 중차대한 시점에 공장을 볼모로 삼는 행위는 기업의 대외 신뢰도 추락은 물론 지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이익이 나는 대로 상한선 없이 성과급을 내놓으라는 요구는 무제한의 권리만 찾는 악덕 채권자와 다를 바 없다”며 “500만 주주의 실물 자산인 공장을 멈추겠다는 협박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이어 “성과급 협상은 노사 간의 문제일 수 있으나, 공장 폐쇄는 차원이 다른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공장을 한 번 멈췄다 다시 가동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며 “호황 사이클 속에서 공장을 멈춰 세우는 것은 회사와 주주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명백한 침해 행위”라고 강조했다.

사측 “성과급은 쟁의행위 대상 아냐”
삼성전자 4·23 투쟁 결의대회. [삼성전자 노동조합]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동계와 법조계 안팎에서는 파업의 명분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계에 미칠 막대한 부정적 영향 외에도 성과급은 쟁의행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는 만큼 노동3권의 취지를 몰각한 ‘과도한 쟁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대법원은 삼성전자 퇴직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성과 인센티브(OPI, 옛 PS)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국가 전략 산업으로서 공장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것만으로도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는 만큼 산업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엄중한 시기에 법적 근거조차 희박한 성과급 산정 방식을 이유로 노조가 생산 차질을 볼모로 잡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사측은 노조의 행위를 위법 쟁의행위로 규정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에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 및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 수행 방해, 생산시설 점거 등 노조의 위법 쟁의행위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모두 사후적인 손해배상만으로는 회복하기 어려워 사전에 금지될 필요가 있는 행위들이다.

회사 측은 노조와의 대화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노조의 합법적 쟁의행위 자체를 부정하거나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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