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만에 3kg 빠졌다고?…탄수화물 끊으면 몸에서 벌어지는 일

송무호 2026. 4. 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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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무호의 비건뉴스] 124. 최악의 다이어트 '저탄고지' ②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초기 1~2주 사이에 2~3kg 정도가 빠진다. 그런데, 그 메커니즘이 특별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체에 가장 적합한 연료는 무엇일까? 복잡한 생화학 공부지만, 최악의 다이어트를 최상의 다이어트라 속이는 사기꾼들의 말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어야 한다.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설명해 보겠다.

우리 몸은 두 가지 영양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주 연료는 탄수화물이고 보조 연료는 지방이다. 인간이 생존하는 데 가장 필수적인 탄수화물은 음식을 섭취한 후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glucose)으로 분해되어 흡수된다. 포도당은 세포 내 에너지 생산공장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ATP)로 전환하기 쉬운 영양소라,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연료다.

사람 몸의 주연료는 왜 지방보다 포도당인가?

인체는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을 가장 먼저 사용하고, 남은 포도당은 인슐린의 도움으로 '간'과 '근육'에 단기 에너지 저장 형태인 '글리코겐(glycogen)'으로 저장한다.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주로 혈당치를 유지하여 기본적인 생명 유지에 쓰이고,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해당 근육을 움직일 때 주로 소모된다.

하지만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을 저장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어, 초과분은 장기 에너지 저장 형태인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지방세포에 비축되면서 체지방이 증가하고 살이 찌게 된다 [1].

뇌는 체중의 고작 2%에 불과하지만, 소비하는 에너지는 하루 섭취 칼로리의 20%를 차지할 정도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기관이다 [2].

포도당은 뇌의 에너지원으로 가장 중요하기에 혈당은 항상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 2~3일 식사를 못 하면, 탄수화물 공급 부족으로 혈당이 떨어져 뇌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의식이 저하되는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 몸은 자동으로 췌장에서 글루카곤(glucagon)을 분비하여 간과 근육 세포에 저장해 놓은 '글리코겐'으로 포도당을 만들어 혈당을 올린다.

탄수화물을 끊으면 몸에서는 어떤 비상 체계가 작동하나?

만약 탄수화물 공급이 계속 안 되고 저장된 '글리코겐'도 고갈되어 가면, 우리 몸은 비상사태로 인지하고 단백질이나 지방을 이용해 포도당을 만드는 포도당신생합성(gluconeogenesis) 작업을 시작한다 [3].

탄수화물 공급 중단 초기 2~3일간은 근육 단백질을 분해해서 나온 아미노산을 이용해 포도당을 생산한다. 하지만 단백질은 사람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기에 탄수화물 공급 중단이 수일 더 지속하면 우리 몸은 단백질을 보존하기 위한 또 다른 메커니즘을 작동한다(protein-sparing effect) [4].

체지방의 구성 성분이며 장기 에너지 저장고인 '중성지방'을 연료로 에너지를 만드는 작업(ketogenesis)을 시작한다 (*아래 그림 -> 단식 초기에는 근육 내 아미노산을 이용하고, 단식이 길어지면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는 기전이 잘 나와 있다) [5].

PK Fazeli, et al. Endocrine reviews 2025

1분자의 글리세롤(glycerol)과 3분자의 지방산(fatty acid)이 결합한 중성지방(triglyceride)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글리세롤은 포도당으로 전환된다 [6].

지방산들은 케톤(ketones, ketone bodies라고도 하며 아세톤, 아세토아세테이트, 베타하이드록시뷰틸레이트로 구성)으로 바뀐 뒤 아세톤은 호흡으로 배출되고(독특한 과일 향이 난다, Rotten apple breath), 남은 2가지 물질이 포도당 대체 연료로 쓰인다 [7].

평상시 뇌는 포도당을 주 연료로 사용하지만, 이런 비상사태에서는 에너지 체계가 바뀌어 지방 분해 과정(ketogenesis)에서 생성된 케톤이 뇌혈관 장벽(blood-brain-barrier)을 넘어가 대체 연료로 사용된다 [8].

케톤은 뇌뿐만 아니라 근육, 심장, 신장 등 인체 대부분의 기관에서 포도당의 대체 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간과 적혈구는 케톤을 사용할 수 없고, 오직 포도당만을 연료로 사용한다 [9, 10].

따라서 아무리 지방을 많이 먹어 케톤이 넘쳐나는 '케토시스(ketosis)' 상태라 할지라도, 우리 몸은 간과 적혈구를 살리기 위해 근육의 아미노산과 지방의 글리세롤로부터 포도당을 합성하는 '포도당신생합성(gluconeogenesis)' 과정을 통해 포도당을 계속 만들어 공급해야 한다.

저탄고지로 살이 쉽게 빠지는 비밀은 아래와 같다. 건강한 사람이 평상시 사용하고 남은 포도당은 단기 에너지 저장 형태인 글리코겐으로 간과 근육에 일정한 비율로 저장된다.

예를 들어 70kg 성인 남성의 경우 간에 약 100g, 근육에 약 400g 저장할 수 있다고 하자. 참고로, 저장된 이 500g의 글리코겐을 열량으로 환산하면 약 2,000kcal(탄수화물 1g당 4kcal x 500g)로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소비량에 해당한다. 즉 우리 몸은 놀랍게도 하루 정도 단식에 대비할 에너지를 미리 비축해 두고 있다 (아래 그림) [11].

DH Wasserman. Four grams of glucose. Am J Physiol Endocrinol Metab 2009

글리코겐 1g이 저장되기 위해서는 3~4g의 물이 필요하기에, 평상시 저장된 수화 글리코겐(hydrated glycogen) 전체 무게는 약 1.5~2.0kg이 된다. 따라서 탄수화물 공급을 중단하여 간과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다 소비되면 체중이 약 1.5~2.0kg 저절로 빠진다 [12].

저탄고지 초기의 빠른 체중 감량은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저장된 글리코겐의 고갈과 그 글리코겐이 가지고 있던 수분이 빠져나간 것이다. 또한 지방 분해로 생성된 케톤은 재흡수가 안 되는 음이온으로 신장을 통해 배설될 때 수분이 추가로 빠져나가는 이뇨 작용을 한다.

저탄고지 초반 감량, '체지방 감소'로 보기 어려운가?

케토시스가 지속되면 케톤을 쓰지 못하는 간과 적혈구를 살리기 위해 근육 단백질의 아미노산을 포도당으로 만들어 간과 적혈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과정이 작동하기에, 근육이 서서히 분해되면서 체중이 더 많이 빠지게 된다 [13].

저탄고지 초기 1~2주일에 2~3kg 체중이 쉽게 빠지면서 사람들이 매우 만족해 하지만, 사실은 체내의 '수분'과 '근육 단백질'이 빠져나간 것이지, 다이어트의 진짜 목표인 불필요한 '체지방' 감소는 아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각종 부작용으로 건강을 해치게 된다.

따라서 이 방법은 사람들을 현혹해 돈을 버는 '상업적인 다이어트' 유튜브 운영자나 블로그 또는 책의 저자에겐 좋은 주제지만, 체지방이 빠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진정한 의미의 살 빼기로는 절대 추천할 수 없다. 일종의 '사기 다이어트(Gimmick diet)'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들은 당장 살이 빠지는 것에 열광할 뿐, 진실을 모르기에 오늘도 '저탄고지'에 현혹되어 돈을 낭비하고, 건강을 망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돈이 되는 곳에는 사기꾼들이 득실거리기에 라틴어에는 "Caveat emptor"란 말이 있다. "매수자 주의"란 뜻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이 구매 전에 제품의 품질이나 결함 여부를 확인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며, 거래가 완료된 후에는 판매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말이다. 건강에서도 "아는 것이 힘"이다.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M Dashty. A quick look at biochemistry: carbohydrate metabolism. Clinical biochemistry 2013;46(15):1339-1352.

2. ME Raichle, DA Gusnard. Appraising the brain's energy budget. Proc Natl Acad Sci USA 2002;99(16):10237-10239.

3. Y Schutz. Protein turnover, ureagenesis and gluconeogenesis. Int J Vitam Nutr Res 2011;81(2):101-107.

4. JA Vazquez, SA Adibi. Protein sparing during treatment of obesity: Ketogenic versus nonketogenic very low calorie diet. Metabolism 1992;41(4):406-414.

5. PK Fazeli, ML Steinhauser. A critical assessment of fasting to promote metabolic health and longevity. Endocrine reviews 2025;46(6):856-876.

6. Clinidiabet https://clinidiabet.com/en/infodiabetes/cardiodiabetes/15.htm

7. L Laffel. Ketone bodies: a review of physiology, pathophysiology and application of monitoring to diabetes. Diabetes/metabolism research and reviews 2000;15(6): 412-426.

8. P Mergenthaler, U Lindauer, GA Dienel, et al. Sugar for the brain: the role of glucose in physiological and pathological brain function. Trends Neurosci 2013;36(10):587-597.

9.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Ketone_bodies

10. R Van Wijk, WW Van Solinge. The energy-less red blood cell is lost: erythrocyte enzyme abnormalities of glycolysis. Blood 2005;106(13):4034-4042.

11. MA Denke. Metabolic effects of high-protein, low-carbohydrate diets. American Journal of Cardiology 2001;88(1):59-61.

12. SN Kreitzman, AY Coxon, KF Szaz. Glycogen storage: illusions of easy weight loss, excessive weight regain, and distortions in estimates of body composition. Am J Clin Nutr 1992;56(1 Suppl):292S-293S.

13. KD Hall, KY Chen, J Guo, et al. Energy expenditure and body composition changes after an isocaloric ketogenic diet in overweight and obese men. Am J Clin Nutr 2016;104(2):324-33.

송무호 동의의료원 의무원장 (mhso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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