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천궁-Ⅱ 외부 재질은 코르크였다”…LIG D&A 김천하우스 가보니[이현호의 방산!톡]

김천=이현호 기자 2026. 4. 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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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공 유도무기 생산 기지 ‘김천하우스’
최근 L-SAM 체계조립 및 점검장도 완공
구미하우스는 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돼
지대공 요격미사일 천궁-Ⅱ 생산현장 모습. 사진 제공=LIG D&A

지난 22일 김천구미역에서 내려 자동차로 20여분 달려서 도착한 LIG D&A 김천하우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요새처럼 보였다. 공장 주변에 민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장 주변을 담과 철조망이 둘러싸고 있었다. 산 능선엔 초소가 보였다. 김천하우스 부지는 16만 7603㎡(5만 700평)에 달한다.

LIG D&A 관계자는 “김천하우스를 지키는 경비 업체 직원이 근무하는 곳”이라며 “예전에는 군에서 방어를 담당했지만 이제는 민간에 맡기고 있다”며 “그래도 전시 주요 방호시설인 만큼 예비군 훈련 때는 이 지역에서 훈련한다”고 귀띔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 중 아랍에미리트(UAE)에 실전 배치돼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습 상황에서 96%에 달하는 실전 명중률을 기록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국산 중고도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Ⅱ’가 생산되는 곳이다.

공장 안은 깨끗한 과학실 같았다. 작은 방 5~6개로 나뉘어 있었다. 모두 먼지 하나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깔끔한 근무환경을 갖췄다. 정전기에 따른 폭발사고를 방지하려는 조치다. 안전화를 신고 정전기 방지 동판에 손을 댄 후 공장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만약의 폭발 사고를 대비해 공장 내벽을 20㎝ 이상으로 두껍게 지었다. 조립장엔 근무자 2명이 한 조를 이뤄 천궁 체계에 들어갈 유도미사일을 만들고 있었다. 나사 하나 조이는 것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공정별로 제작과 검사작업이 동시에 이뤄졌다.

천궁은 중고도로 비행하는 적 비행기를 요격하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다. LIG D&A가 노후화된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했다. 천궁 시스템은 교전통제소, 발전장치, 다기능 레이더 및 전원장치, 발사대 4대 등 총 8대의 차량으로 구성된다.

천궁용 다기능 레이더의 경우 한화시스템이 생산한다. 체계 종합 생산은 LIG D&A가 담당한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천궁-Ⅱ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로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동시 대응하도록 개량된 M-SAM 계열이다.

천궁-Ⅱ실물을 보는 순간 무척 놀라웠다. 외부 재질이 금속이 아닌 ‘코르크’였다. 고속 비행체가 대기권 재진입 시 표면 물질이 열에 의해 녹거나 기화돼 열 전달을 차단하는 냉각 장치가 필요한데 외부 재질을 코르크로 만들면 이 역할을 하게 된다.

김천하우스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개발에 특화된 전용 설비 ‘L-SAM 체계조립·점검장’도 운용 중이다. 760평 규모로 최첨단 유도무기의 핵심 구성품 개발 및 체계조립, 점검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최근엔 김천시와 ‘김천2하우스’ 건립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김천시 어모면 일대 22만㎡(6만 4000평) 부지에 들어선다. 이곳에서 첨단무기 구성품 개발과 수출, 대형 양산사업에 필요한 주요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구미하우스,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생산

이번에 발걸음을 옮겨 LIG D&A 구미하우스로 이동했다. 김천하우스에서 구미하우스까진 자동차로 50여분이 걸렸다. 구미1, 2하우스는 약 43만㎡사업장에 천궁-Ⅱ를 비롯해 현궁(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비궁(지대함 유도무기) 등의 유도무기를 생산한다.

범상어, 청상어로 지칭된 각종 어뢰, 해양 소나 감시체계 등 고도화된 방위산업 기술이 집약된 방산무기 및 시스템의 생산 및 연구 시설과 테스트 장비를 갖춰 LIG D&A의 핵심적인 생산기지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한국형 사드(THAAD)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의 주요 구성품을 생산한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중심지로 불리는 이유다. 또 구미시가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지정한 이후 시설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3년 11월에는 무인수상장 전용 생산시험 시설을 확보해 부체계(무선통신부, 수중탐색부 등) 단위 점검과 모의시험에 활용할 체계통합시험동을 준공했다. 이는 미래형 무기 개발과 운용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필수적인 설비로 평가받는다.

2024년 1월에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 중 하나인 장사정포 요격체계 전용 조립 점검 시설과 유도무기 체계 조립 및 점검장도 구축했다. 이와 함께 안전 관리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 최적화된 생산 환경을 마련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대형 수조 시험장도 갖췄다. 약 5400t의 총수량을 보유한 이 시설은 소나(음파탐지기)와 같은 수중 감시 정찰 장비의 시험과 개발에 사용된다. 이 시설은 핵추진 잠수함 탐지와 같은 고난도의 기술을 개발해 해군의 수중작전 능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LIG D&A는 잇따른 무기 수출 성공과 더불어 미래 방산기술을 대비하기 위해 구미하우스 인근 부지 약 4만700㎡를 추가 매입하고 2000억 원을 투자해 시설 확장과 미래사업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지역 내 중소기업과의 협력과 방산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지역 경제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3월에는 함대공유도탄-Ⅱ 유도탄 조립 및 점검장도 준공했다. 지난 2024년 방위사업청과 함대공유도탄-II 체계개발사업 계약을 체결한 이래 약 2년 만이다. 함대공유도탄-II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에 탑재해 적 항공기나 순항유도탄의 위협에 대해 아군 함정의 생존성을 보장하기 위한 대공방어 유도무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LIG D&A 관계자는 “이곳은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에 최적화된 전용 설비를 갖췄다”며 “그동안 축적한 연구개발 역량을 총결집해 오는 2030년까지 아군 함정 방어의 첨병이 될 고품질 K방산 유도무기의 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천=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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