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변호사 4만 시대인데 사건은 30% 줄어...합격자 수 줄여야”

대한변호사협회가 23일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변호사 배출 규모를 줄여야 한다며 거리로 나섰다. 대한변협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500명 이하로 제한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집회는 지난 6일에 이어 두 번째다.
김정욱 협회장은 “로스쿨 도입 당시 약 1만명이던 변호사 수가 현재 4만명에 육박하고 있다”며 “수요가 한정된 시장에서 변호사와 유사 직역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생존 경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격자 수를 단계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청년 변호사들이 저가 수임 경쟁에 내몰리고, 이는 결국 국민의 법률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변협은 이날 “변호사 공급 과잉”이라며 한국품질경영학회 연구 보고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등록 변호사 수는 2012년 1만4534명에서 올해 3만8235명으로 급증한 반면 1심 본안 사건 접수 건수는 같은 기간 105만건에서 74만건으로 약 30% 감소했다. 변호사 선임률도 약 2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변협은 “월평균 사건 수임이 1건에 불과하고 변호사 중위 소득이 3000만원 수준인 상황에서는 서비스 품질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수익 유지를 위해 사건에 투입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법률 서비스 내실과 변론의 질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5년간 변호사 징계 사유를 보면 광고 규정 위반,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성실 의무 위반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과도한 경쟁이 전문가 집단의 자정 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신규 변호사들의 교육·훈련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년 합격자의 약 33%에 해당하는 500여 명이 실무 연수를 받지 못하고 있고, 이는 곧바로 실무 역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변협은 이어 “인구 감소로 법률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리걸테크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계약 검토·판례 분석 등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로스쿨 측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이 모인 학생협의회는 지난 8일 성명서를 내고 “로스쿨 제도 도입 목적은 고시 낭인을 양산하던 ‘시험을 통한 선발’의 폐단을 끊고, 다양한 전공과 경험을 가진 법조 인재들을 교육을 통해 양성하겠다는 국가적 합의”라며 “응시자 대비 75%’라는 합격 기준을 이행하라”고 했다. 최근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50%대다. 대한변협의 변호사 감축 요구에 대해 이들은 “화장실 가기 전과 후가 다르듯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는 것이 후배와 동료 법조인들에게 당당한 모습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5시쯤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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