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용지 가격 담합’ 한솔제지·무림P&P 등 6사에 과징금 3383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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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가까이 가격 짬짜미(담합)를 이어온 6개 인쇄용지 제조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000억원대의 과징금과 가격 재결정 명령 등 철퇴를 맞았다.
23일 공정위에 따르면, 3년 10개월간 인쇄용지 가격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한 무림SP, 무림페이퍼, 무림P&P, 한국제지, 한솔제지, 홍원제지 등 6개사(이하 제지 6사)에 총 3383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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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밀가루 담합 이후 20년 만에 가격재결정 명령 의결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4년 가까이 가격 짬짜미(담합)를 이어온 6개 인쇄용지 제조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000억원대의 과징금과 가격 재결정 명령 등 철퇴를 맞았다. 이들에게 부과된 과징금 규모는 역대 5번째로 큰 규모다.
23일 공정위에 따르면, 3년 10개월간 인쇄용지 가격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한 무림SP, 무림페이퍼, 무림P&P, 한국제지, 한솔제지, 홍원제지 등 6개사(이하 제지 6사)에 총 3383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이들에게 법 위반행위 금지 및 독자적 가격 재결정 등 시정명령을 내렸다. 특히 한국제지와 홍원제지는 법인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제지 6사는 2021년 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60차례 이상 모임을 갖고, 기준 가격 인상(2회)이나 할인율 축소(5회) 방식으로 판매가를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담합을 주도한 임직원들은 감시망을 피하고자 공중전화, 식당 전화, 타 부서 직원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연락처는 영문 약자나 가명으로 적어 숨겼다. 거래처에 가격 인상을 통보하는 순서마저 합의했고, 의견이 엇갈리면 주사위나 동전을 던져 결정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제지 6사는 2023년 기준 국내 인쇄용지 시장의 95%(수입 물량 포함 시 약 81%)를 장악한 과점 사업자들이다. 공정위는 이들의 담합 탓에 판매 가격이 평균 71%나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단행본에 쓰이는 백상지, 교과서·잡지용 중질지, 화보·달력용 아트지 등 사실상 모든 인쇄용지 가격이 담합의 표적이 됐다. 제지사들이 부당하게 영업이익을 챙기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출판업계와 소비자들의 주머니로 전가됐다는 지적이다.
담합의 여파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도 문제다. 일곱 번째 밀약에서 정한 기준 가격이 아직 유지되고 있어서다. 이에 공정위는 제지 6사가 독자적으로 제품 가격을 다시 정하고, 향후 3년간 반기마다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강제했다. 공정위가 이 같은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린 것은 2006년 4월 밀가루 담합 사건 이후 20년 만으로, 기관 출범 이래 두 번째 조치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공정위가 적발한 전체 담합 사건 중 역대 5번째, 제지업계 사건 중에서는 사상 최대치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 합계만 4조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업자별 과징금은 한솔제지가 1425억8000만원으로 가장 컸고, 무림P&P(919억5700만원), 한국제지(490억5700만원), 무림페이퍼(458억4600만원), 홍원제지(85억3800만원), 무림SP(3억4700만원)가 뒤를 이었다. 과징금 부과율은 홍원제지만 4%, 나머지 5개사는 12%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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