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엔 안정 판로·시민엔 신선 채소 “상생 플랫폼”

이종훈 2026. 4. 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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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로컬푸드 매장 ‘다락’ 가보니] 평일에도 장바구니 든 손님 북적 QR코드에 생산자명·원산지 제공
평일 오후인데도 장유3동 ‘다락’ 1층 직매장은 장바구니와 카트를 끌고 온 손님들로 통로가 좁게 느껴질 정도였다. 지난 21일 찾은 김해 로컬푸드 복합시설 ‘다락(多樂)’의 풍경이다. 입구 매대에는 그날 대동면에서 들어온 설향 딸기 1㎏짜리가 1만 1000원짜리 가격표를 단 채 진열돼 있다. QR코드를 찍으면 생산자 이름과 연락처, 원산지 주소까지 뜬다. 두릅·엄나무순·돌나물 같은 봄나물 매대를 지나 정육과 반찬 코너를 돌면, 거제에서 올라온 간고등어와 돌미역이 수산 매대에 자리 잡고 있다.
‘다락’ 매대에 진열된 제철 봄나물과 파프리카. 품목마다 생산자 이름이 적힌 QR코드 가격표가 붙어 있다.

‘다락’ 매대에 진열된 제철 봄나물과 파프리카. 품목마다 생산자 이름이 적힌 QR코드 가격표가 붙어 있다.

다락은 2020년 농촌 신활력플러스사업(70억 원) 선정에 직매장·가공 지원사업 20억 원을 더해 조성됐다. 사업비 82억 원(국비 47억2000만 원, 도비 12억5000만 원, 시비 22억3000만 원)을 투입해 지난해 10월 착공, 올해 3월 30일 준공과 동시에 문을 열었다. 임시직매장은 지난해 7월 경남 최초로 농림축산식품부 ‘우수 농산물 직거래 사업장’ 인증을 받았다.

다락은 개장 3주 만에 매출 곡선을 크게 끌어올렸다. 4월 2일까지 이어진 개장 행사 기간 일매출은 2238만 원, 방문객은 788명이었다. 개장 첫 주 일매출은 1017만 원, 둘째 주는 949만 원. 개장 직전까지 운영하던 임시직매장의 2025년 평일 일매출 438만 원과 견주면 두 배를 훌쩍 넘긴 수치다. 임시직매장 시절에도 성장세는 가팔랐다. 2022년 3억6900만 원이던 연매출은 2023년 4억2500만 원, 2024년 6억5200만 원을 거쳐 지난해 12억1300만 원으로 뛰었다.

화목동에서 파프리카 시설하우스를 하는 윤채운(43)씨는 수확한 파프리카를 직접 소포장해 가격표를 붙이고 매장에 진열까지 한다. 한 봉지(GAP 인증) 3000원. 그는 “공판장에 넘기면 하루 묵히며 경매 가격을 기다려야 하고, 스마트스토어는 주문이 불규칙하다”며 “다락은 당일 수확해 당일 매대에 올리니 가장 신선한 상태로 손님을 만난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 안정적인 판로가 하나 더 생겼다는 게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직접 납품이 어려운 농가를 위한 순회수집 시스템도 있다. 운영 인력이 농가를 돌며 수확물을 받아 온다. 수수료는 매출의 10%가 기본, 순회수집을 이용하면 3%가 더해진다. 판매 대금은 매주 정산된다.

건물은 지상 2층, 연면적 1473㎡ 규모다. 1층 전체가 직매장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현재 174개 농가·업체가 404품목을 내놓고 있다.

매장 뒤편 농산물종합가공센터는 잼·주스를 만드는 습식가공과 분말 건식가공 시설을 모두 갖췄다. 지금까지 81명이 가공 교육을 이수했고, 연내 3종 이상의 상품화가 추진된다. 2층 커뮤니티 키친 ‘맛남터’와 교육장에서는 하반기부터 식농(食農) 교육이 3개 과정 5회 이상 운영될 예정이다.

삼계동에 사는 손정미(35)씨는 장유에 있는 직장에서 퇴근길에 다락에서 장을 본다. “대형마트 채소보다 훨씬 싱싱하다”며 “가격표에 생산자 이름이 붙어 있어 믿음이 간다. 한번 맛있었던 집 물건은 다음에도 찾게 되더라”고 말했다.

김해시 동승욱 농식품유통과장은 “다락은 생산·가공·소비·교육이 한자리에서 돌아가는 상생 플랫폼”이라며 “올해 참여 농가를 200곳으로 늘리고 연매출 24억 원을 1년차 목표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해 로컬푸드 출하회’를 공식 출범해 공급 체계를 안정화하고, 진영읍과 북부동 등 직매장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과제도 뚜렷하다. 매대를 채울 품목이 다양해야 하고, 품질에 대한 믿음이 쌓여야 한다. 순회수집 시스템도 참여 농가가 늘면 동선과 운영비가 함께 불어나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 이종훈 기자

이종훈 기자 lee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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