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완료해도 안심 금물" 전쟁 장기화에 유럽 항공사 항공편 취소 줄이어

정승임 2026. 4. 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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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종전 협상이 공전하면서 중동과 아시아에 이어 유럽 항공사마저 기존 운항편을 대거 취소하는 등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유럽 항공유 수입의 40~50%를 차지하는 주요 공급원이지만 유럽 항공사들은 장기계약을 체결한 덕분에 전쟁 초반에는 유가 급등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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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트한자 계열사 2만 편 운항 취소
네덜란드 KLM은 5월 160편 취소
유럽 항공사들, 항공유 장기계약으로
초반 유가 급등 영향 거의 없었지만
전쟁 장기화로 직격탄 피하지 못해
21일 루프트한자 항공기가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공항에 이륙하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 종전 협상이 공전하면서 중동과 아시아에 이어 유럽 항공사마저 기존 운항편을 대거 취소하는 등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유럽 항공유 수입의 40~50%를 차지하는 주요 공급원이지만 유럽 항공사들은 장기계약을 체결한 덕분에 전쟁 초반에는 유가 급등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로 기존에 확정된 노선마저 운항을 취소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오는 10월까지 단거리 노선 약 2만 편의 운항을 취소하기로 했다. 루프르한자그룹 계열사인 시타라인이 운항하는 유럽 노선을 폐지하거나 일부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항공사 측은 우선 5월 말까지 예약한 승객들에게 일정 취소를 통보했다. BBC는 “해당 항공사는 기존에 예약한 고객들에게 환불을 해주거나 가능한 경우 대체 항공편을 예약해주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프트한자 측은 이번 조치로 그룹 차원에서 운항 거리가 1% 줄어들면서 항공유 4만 톤을 비축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루프트한자는 전쟁 발발 후 항공유 급등에 노조 파업까지 겹치자 수익성이 낮은 시티라인 소속 여객기 27개를 퇴역시키는 등 구조조정 중에 있다.

네덜란드 KLM항공과 스칸디나비아항공(SAS)등 대형 항공사도 항공유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SAS는 이달에만 항공편 1,000편을 취소했고 KLM은 다음 달 유럽 노선 160편을 취소하기로 했다. 노르웨이 항공사 노르스 아틀란틱 항공은 미 로스앤젤레스 노선을 취소했고, 포르투갈 항공사인 TAP는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권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혔다. 유럽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5월에 쓸 항공유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유럽에 남은 항공유가 6주 치 정도에 불과할 수 있다”며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계속될 경우 항공편 취소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대책 마련 나선 EU

이에 유럽연합(EU)도 21일 교통부 장관들을 소집해 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아포스톨로스 치치코스타스 EU 교통 담당 집행위원은 “집행위는 항공유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로부터 대체 연료를 공급받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IEA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유럽 각국이 미국과 나이지리아를 중동을 대체할 항공유 공급원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해당 물자들이 모두 유럽으로 향한다고 해도 항공유 손실을 절반 정도밖에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유럽이 걸프지역에서 수입하던 물량의 50% 이상을 다른 지역에서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항공편 취소 및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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