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대 설탕 담합’ CJ제일제당·삼양사 전직 임원, 1심서 징역형 집유

김수연 기자 2026. 4. 23. 11:1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법인엔 각각 벌금 2억원
지난 2월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법원 상징이 보이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설탕 가격의 변동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해 4년간 3조2700억원 규모의 짬짜미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내 1·2위 제당업체 씨제이(CJ) 제일제당과 삼양사 임직원들에게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총책임자로 지목된 김아무개 전 씨제이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과 최아무개 전 삼양사 대표이사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류지미 판사는 23일 오전 10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총괄과 최 전 대표에게 각각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1억원을 선고하고 그 집행을 3년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두 업체의 나머지 임직원들도 징역형의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씨제이제일제당과 삼양사 법인에게는 각각 벌금 2억원이 선고됐다.

류 판사는 “법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과거 밀가루·설탕 담합 사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자진 신고해 형사처벌을 면제받거나 과징금을 감경받았는데도 그 임직원들이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행위가 기업 간 거래시장에서의 담합이라고 해도 최종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류 판사는 “국제원당가격이 한국무역협회에 공시되는 점과 대형 실수요 업체의 가격협상력, 원당가격추이와 환율 등을 고려했을 때 씨제이제일제당과 삼양사가 폭리를 취할 수 있었다고 보이진 않는다”면서 “피고인들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씨제이제일제당과 삼양사가 사건 이후 임직원 대상 준법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 노력을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김 전 총괄 등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설탕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업체는 원당(설탕의 원료) 가격이 상승하면 설탕 가격을 그 폭보다 크게 인상하고, 원당가가 하락하는 경우 설탕 가격을 소폭 인하하는 방식으로 3조2715억원 규모의 담합을 벌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 기간 설탕 가격 상승률은 59.7% 수준으로 같은 기간 물가지수 상승 폭(소비자 물가 14.18%, 식료품 등 물가 22.87%)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